▲ 알래스카에 있는 원유 수송 파이프라인
한국 정부 대표단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현장을 둘러보고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 등 한국 대표단은 지난 2∼3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제4차 알래스카 지속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지난 5일 귀국했습니다.
대표단 관계자는 "이번 방미에서 알래스카 가스전 관련 협상이나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다만, 현장 시찰 기회가 주어져 프루도베이 등 사업 지역을 직접 둘러보고 사업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현장 시찰에는 미국 측 관계자들과 한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필리핀 등 정부 관계자들도 동행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한국 기업도 참석했으나 현지 사정으로 기업 관계자들은 현장 시찰에는 동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표단은 알래스카 주정부,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 민간 개발사인 글랜파른 그룹 등의 관계자들로부터 이번 프로젝트 핵심 지역인 프루도베이 및 포인트톰슨 일대의 석유·가스전 개발 현황과 계획을 청취했습니다.
대표단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전제가 되는 충분한 가스 매장량이나 약 1천300㎞ 길이의 파이프라인 설치 등의 가능성을 개략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표단에 따르면 프루도베이 유전에서는 현재 석유 채굴 과정에서 가스도 함께 추출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가스들은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다시 유정에 재주입(리인젝션)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정의 압력을 높여 석유 회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미국 측 설명입니다.
대표단 관계자는 "이미 상당 기간 현장에서 가스를 추출해 리인젝션하고 있고, 미국 측 발표도 있어 원료 가스에 대한 매장 잠재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총 800마일(1천287㎞) 구간에 놓는 파이프라인 공사에 대한 우려도 점검 대상이었습니다.
이 사업 발표 추진 직후 국내에서는 알래스카 땅 대부분이 동토(凍土)여서 가스관 설치 등 개발 여건이 좋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현장 확인 결과 약 1천300㎞ 길이의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이미 알래스카 북부에서 남부로 연결된 송유관 설치 라인을 따라 바로 옆에 설치될 예정입니다.
ADGC·글랜파른 측은 송유관과 가스 파이프라인이 알래스카 북부 지역에서 시작해 약 70% 정도는 같은 라인으로 내려오다가 이후 남부 지역에서 갈라지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송유관은 남동부 방향인 발데즈 방향으로 가지만, 가스관은 이보다 남서부 방향인 니키스키로 이어집니다.
부동항인 니키스키항에는 LNG 터미널 등 시설이 지어져 LNG 운반선을 통해 LNG를 동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한다는 구상입니다.
기존 송유관은 이미 1970년대부터 운영되던 것으로, 가스관 매립·설치를 위한 관련 데이터도 상당 부분 축적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측은 대표단 등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알래스카주 차원의 행사이지만, 미국 에너지 정책을 관장하는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 등 총 3명의 장관급 연방 인사가 참석해 현장 시찰에도 동행하는 등 사업 추진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조 바이든 정부 시절 규제 중첩으로 개발이 어려웠던 알래스카 LNG 사업을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적극 추진하기 위해 규제 철폐를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버검 내무장관은 행사 참석 직전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알래스카 일부 구역에서 석유·가스 시추를 제한한 조치의 취소를 제안했습니다.
무엇보다도 2027년이면 알래스카 남부에서 나는 가스가 고갈될 예정으로, 내수용 가스를 끌어오기 위해서라도 알래스카 북부∼남부 가스관 공사는 필수적입니다.
이번 현장 시찰은 첫 현장 방문이라는 의미는 있지만, 사업성 검토와 현장 확인이 충분히 이뤄지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시찰 결과를 바탕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새 정부 및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시찰단을 꾸려 사업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알래스카 방문 결과를 내부적으로 정리해 새 정부에 보고하고, 대통령실 등의 지침을 받아 다음 단계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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