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염식이의 뇌종양 악화 모식도
짠 음식이 뇌종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은 오늘(1일), 고염식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키고, 이로 인한 대사물질의 축적이 뇌종양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뇌종양 실험쥐에 4주 동안 짠 사료를 섭취하게 한 뒤 종양세포를 주입한 결과, 일반 식이를 한 그룹에 비해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고 종양 크기도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고염식 사료를 먹은 사람의 장 내 환경을 본뜬 분변을 무균 쥐에게 이식한 실험에서도 뇌종양 악화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중 '박테로이드 불가투스(Bacteroides vulgatus)'라는 균이 짠 음식을 섭취했을 때 증가하며, 이 균이 '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라는 효소의 발현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프로피오네이트는 산소가 충분한 상태에서도 뇌종양 세포에 산소 부족 신호를 활성화시키고, 이는 암 진행과 전이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형질전환성장인자-베타(TGF-β)'를 증가시켜 종양세포의 확산을 유도합니다.
특히 가장 예후가 나쁜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환자의 암세포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험쥐와 유사한 유전자 발현 양상이 확인됐습니다.
이흥규 교수는 "짠 음식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이로 인해 생성된 대사산물이 뇌종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며, "앞으로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식이 조절 연구와 장내 미생물 기반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익스페리멘탈 메디슨(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지난달 22일 자에 게재됐습니다.
(사진=KAIST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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