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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없이 '화르륵', 대학생 참변…전국에 늘어난다

창문 없이 화르륵, 대학생 참변…전국에 늘어난다
<앵커>

지난주 한 돼지 축사에서 불이 나 현장실습을 나갔던 대학생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축사는 창문이 없어서 밖으로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문제는 이런 시설이 전국에 늘어나고 있어서 안전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NN 안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일, 경남 합천군의 한 돼지 축사에서 난 불로 실습 중이던 20살 대학생이 숨졌습니다.

시커먼 연기가 쉴 새 없이 솟아오르지만 정작 창문이 있어야 할 외벽에서는 연기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물을 쏘아 넣을 구멍이 없다 보니 지붕에만 집중적으로 물을 쏟아붓느라 진화에 4시간 반이나 걸렸습니다.

불이 난 이 돈사는 2017년에 준공된 신식 돈사입니다.

이 돈사의 특징 중 하나는 '무창돈사'인데, 말 그대로 창문이 없는 돈사입니다.

숨진 대학생도 창문이 없는 돈사에서 탈출하다 2층에서 연기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변을 당했습니다.

[허춘호/합천경찰서 수사과장 : 복도식으로 돼 있고 양쪽으로 돼지들이 들어가 있어요. 연기 흡입을 하다 보니 미처 빠져나오지를 못했던.]

여러 동으로 나눠 자연환기를 시키는 기존식과 달리 무창돈사는 큰 건물 하나에 중앙집중식으로 악취를 거릅니다.

배설물은 발효시키고 물방울 안개와 바이오필터로 악취를 거르지만 이번처럼 위급상황엔 탈출구를 찾기 힘듭니다.

화재가 난 돈사 역시 3층에 8천500㎡ 규모지만, 출입구는 4개에 불과합니다.

이런 무창돈사는 2022년부터 모든 신규돈사로 의무화된 만큼 화재 때 인명피해 위험은 산재해 있는 것입니다.

[김두환/경상국립대 축산과학부 교수 : (요즘 돈사들이) 상당히 무창형으로 많이 짓고 있는데, 한 번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커지고 원활치 못하더라(고요).]

고용노동부는 합천 돈사 화재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감식결과를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정창욱 KNN)

KNN 안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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