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최근 발생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소유 주택 등을 겨냥한 연쇄 방화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체포된 범인들이 러시아 측에 모집돼 범행을 저질렀는지 여부에 대한 보안 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현지시간 23일 보도했습니다.
이에 더해 영국 정부 고위급 인사들 사이에서도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습니다.
앞서 8∼12일 런던 북부 켄티시 타운과 이즐링턴 등에선 스타머 총리와 관련이 있는 주택과 아파트, 차량 등에 잇단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이 난 주택은 스타머 총리 소유의 부동산이며, 아파트는 과거 직접 거주했던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3건의 화재가 상호 연관된 사건이라고 보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우크라이나인 2명과 루마니아인 1명을 붙잡아 재판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미상의 다른 인물과 공모했다'고 보고 사건 배후와 동기 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는 여러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으며 어떤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영국 정부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원조를 제공한 서방 각국에서 러시아가 현지 범죄조직을 동원해 파괴공작을 벌이는 등 '하이브리드 전쟁'을 진행 중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항공기 폭파, 공공건물 방화, 교통망 차단, 고위인사 암살 모의 등이 최근 잇따라 적발되고 있으며 배후가 러시아로 의심된다는 것입니다.
에스토니아 국내정보기관 ISS는 지난 2월 러시아 정보기관에 고용된 하수인들이 자국 내무부 장관의 차량 창문을 깨뜨리는 일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영국은 러시아와 3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주요 후원국 중 하나로,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국이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선 뒤에도 서방 진영의 대러 공동전선 유지와 관련한 논의를 주도해 온 국가입니다.
다만, 스타머 총리를 겨냥한 방화사건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의혹을 실제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FT는 짚었습니다.
이 매체는 영국 수사당국에 붙들린 피의자 3명 중 누구도 러시아와의 이념적 연관성을 드러낸 바가 없었고, 이중 한 명은 오히려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응원하는 듯 보이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적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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