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미국과 유럽에서 도난당한 아이폰의 집결지로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의 한 건물이 지목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기술 분야 기업가 샘 암라니 씨의 도난당한 아이폰이 도난 뒤 이동 경로와 불법 거래 루트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암라니 씨는 런던 켄싱턴에서 일을 마친 뒤 메시지를 보내던 중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온 남성 두 명으로부터 구매한 지 불과 4개월 된 아이폰 15 프로 모델을 강탈당했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휴대전화 절도는 거대한 암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런던 경찰 당국은 지난 2월 일주일간 도난 휴대전화 1천 대를 압수하고 230명을 체포했다면서 휴대전화 절도 시장 규모가 연간 5천만 파운드(약 925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당국자들도 휴대전화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암라니 씨가 애플의 분실폰 찾기 서비스 '나의 아이폰 찾기' 기능을 통해 지켜보니 자신의 폰은 런던 메릴본역과 웨스트본파크역 등 몇 군데를 거쳐 약 일주일 뒤 홍콩 카우룽 지역으로 가 있었습니다.
이후 다시 중국으로 건너갔고 최종 목적지는 런던에서 약 1만㎞ 떨어진 페이양타임스빌딩 인근의 선전 난위안로(路)였습니다.
페이양타임스빌딩은 다른 수많은 인근의 상점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합법적인 중고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쇼핑몰이지만, 특히 해외 모델을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서구권의 도난폰들이 이곳으로 몰릴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입니다.
중국에서 해외 모델은 중국 모델보다 글로벌 앱 스토어에 대해 접근이 가능하는 점과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매력적입니다.
파키스탄 출신 매매상 빌랄 칸은 아이폰 300대를 구매하고자 한다면서 자국 시장에서 수입 관세가 낮은 '심(SIM) 잠금 미국 휴대전화'(특정 통신사만 사용 가능한 폰)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파키스탄 고객들은 모바일 데이터와 통화 서비스보다 카메라와 와이파이, 게임 위주로 폰을 사용한다는 설명을 붙였습니다.
이 건물에 도착한 아이폰의 운명은 원래 주인이 분실폰으로 등록했는지 여부에 따라 두 가지로 갈립니다.
분실 표시가 없으면 공기계로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팔리고 분실 표시를 한 아이폰은 분해돼 부품 형태로 판매됩니다.
전자가 이익 측면에서 낫다 보니 범죄자들이 주인에게 메시지를 통해 폰을 해킹하겠다며 분실 표시 해제를 협박하는 일도 일어납니다.
선전에서 팔리는 해외 휴대전화의 대부분이 홍콩을 경유했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홍콩은 수출입 관련 세금이 없고 통관제도가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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