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정은 총비서가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금수산 태양궁전은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곳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주요 기념일마다 찾는 곳이었는데 김정은이 올해 이 일정을 거른 겁니다.
근데요, 최근 들어 보면 김정은이 주요 기념일 즉 김일성 생일이나 사망일, 김정일 생일이나 사망일에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를 심심치 않게 건너뛰고 있습니다.
그런 반면에 김정은이 꾸준히 참배하는 일정이 하나 생겼는데요.
바로 2022년 5월에 사망한 현철해 묘소를 찾는 일입니다.
현철해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를 보좌했던 인물로 특히 김정은으로의 후계 체제를 강력히 지지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은으로서는 고마울 수밖에 없는 사람이겠죠.
김정은은 현철해 사망 당시에 직접 운구를 하는 등 파격적인 예우를 갖춘 이후에 매년 현철해 사망일마다 현철해 묘소를 찾고 있습니다.
올해가 현철해 사망 3주기인데, 올해도 현철해 묘소를 찾았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참된 아들이며 견실한 혁명가, 애국자의 귀감인 현철해 동지를 추모하여 묵상하셨습니다.]

2022년 12월 김정일 사망일에 김정은은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지 않았습니다.
반면 현철해 묘소는 매년 찾고 있는데요.
어찌 보면 아버지 참배는 거르면서 부하직원인 현철해 묘소는 매년 찾고 있는 셈입니다.
[조선중앙TV : 언제나 위대한 장군님의 곁에 늘 함께 있던 현철해 동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라고 하시며 현철해 동지를 뜨겁게 회억(돌이켜 추억)하셨습니다.]
김정은이 주요 기념일에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를 띄엄띄엄하고 있는 건 2020년 4월에 제기됐던 건강 이상설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 될 겁니다.
당시에 김정은이 사망했다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건강 이상설이 제기가 됐는데요.
이렇게 됐던 이유는 그해 4월 15일 즉 김일성 생일에 김정은이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최고 지도자가 김일성 생일 때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집권 이후에 김정은이 김일성 생일 참배를 거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김정은이 참배를 하지 않자 무슨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라는 추측이 제기됐던 겁니다.
결국 김정은이 복귀를 하긴 했습니다만, 이 당시의 경험은 김정은에게 큰 고민을 안겨줬던 것 같습니다.
최고 지도자가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있다는 게 최고 지도자에게 상당한 부담을 준다는 겁니다.
김정은이 반드시 나타나야 되는 행사가 있는데 참석하지 않으면 '김정은한테 무슨 이상이 생긴 것 아니야?' 이런 추측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김정은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이후인 2022년부터 김정은이 주요 기념일에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를 거르는 현상이 띄엄띄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김정은이 의무적으로 어딘가를 가야 하는 행사를 아예 없애버린 겁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김정은이 현철해 묘소는 매년 찾고 있습니다.
김정은에게 충성을 하면 죽어서라도 보답받는다는 메시지를 간부들에게 주려는 거겠죠.
결국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김정은에게 있어서는 아버지를 참배하는 것보다 부하 직원인 현철해 묘소를 찾는 게 정치적 이득이 훨씬 크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댓글 아이콘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