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서 "백인 학살 해명하라"…트럼프 직격에 '당황'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아공과 정상회담에서 백인 학살 의혹을 공개적으로 거론했습니다. 관계회복을 기대했던 남아공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워싱턴 김용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국 출신 유명 골프선수 어니 엘스를 미국과의 정상회담에 참석시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한 준비였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은 묘한 분위기로 흘러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공에서 백인 농부들이 집단 살해당했다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겁니다.

정상회담 도중 학살 의혹과 관련된 영상을 트는가 하면, 백인 희생자 관련 기사 뭉치를 꺼내 들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보세요. 지난 며칠간 사람들이 사망한 기사들입니다. 사망, 사망, 사망.]

당황한 남아공 라마포사 대통령이 해명에 나섰고 재반박이 이어졌습니다.

[시릴 라마포사/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 안타깝게도 범죄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모두 백인인 건 아닙니다. 대다수가 흑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그들이 땅을 차지할 수 있게 허락했습니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들은 땅을 차지하고, 백인 농부들을 살해했습니다.]

최근 미국과 사이가 멀어진 남아공은 희토류 교역 등을 통해 관계 회복을 시도했지만 백인 학살 의혹만 부각됐습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와의 정상회담 때처럼 파국으로 끝나진 않았지만, 또 한 번 트럼프 식 파격 외교가 전개된 셈입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인종 차별정책을 철폐시킨 넬슨 만델라의 정치적 후계자 라마포사 대통령 앞에서 백인들의 역차별 의혹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