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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꿀벌'…인공수정 기술로 날아오를까

멸종 위기 꿀벌…인공수정 기술로 날아오를까
<앵커>

오늘(20일)은 UN이 정한 세계 벌의 날입니다. 식물이 열매를 맺게 도와주는 꿀벌은 우리 생태계에 꼭 필요하지만, 기후 변화로 급격히 개체가 줄어들고 있는데요.

꿀벌을 살리기 위해 분주한 현장에 장세만 기후환경 전문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동양 토종벌을 품종 개량해 만든 한라벌입니다.

활동성이 좋고 건강해, 벌집 가득 꿀을 모아놨습니다.

15년 전 '토종벌 에이즈'라고 불렸던 바이러스 감염이 커져 전국 토종벌의 70% 넘게 폐사하는 멸절 위기가 닥쳤지만, 되살아났습니다.

한라벌은 바이러스 저항성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김대립/토종 양봉기술 명인 : 한라벌은 (바이러스) 병이 온다고 하더라도 그 (감염된) 벌통을 여왕벌을 교체해주면 다시 또 회복이 될 수가 있어요.]

한라벌을 만들어 낸 농업과학원 연구진을 찾아갔습니다.

꿀벌을 인공수정하는 모습, 숫벌에서 채취한 정자를 여왕벌의 꼬리에 삽입합니다.

서양 꿀벌에 비해 동양 토종벌은 여왕벌 교미구의 생김새상 인공 수정이 까다롭습니다.

[최용수/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 : 인공 수정은 (교배실험을) 원할 때 언제든지 여러 번 반복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품종 개발에) 15년 소요될 걸로 예상을 했었는데 7년 만에 육종을 하게 된 거죠.]

이후 토종벌 폐사는 잠잠해졌지만 3년 전부터는 서양종 꿀벌 폐사라는 또 다른 위기가 닥쳤습니다.

응애라고 불리는 진드기성 병충해 탓이 큽니다.

양봉 농가에서 키우는 서양종 꿀벌 몸에 응애가 얼마나 기생하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꿀벌한테 고운 입자의 설탕 가루를 뿌리게 되면 꿀벌 몸에 붙어 있던 응애들의 부착력이 낮아져서 몸 밖으로 떨어져 나옵니다.

설탕 가루 곳곳에서 응애들이 꿈틀댑니다.

이런 응애를 잡느라 국내 농가에서 특정 성분의 약물을 오래 써왔고 이로 인해 내성이 생기면서 꿀벌 폐사가 더 심해졌습니다.

농업과학원은 토종벌 개량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 5곳의 품종 증식장을 갖추는 등 응애 맞춤형 품종 개량에 나섰습니다.

[최용수/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 : 미국에서 (응애 저항성) 육종에 성공했다라고 얘기는 하는데 효율성도 그렇게 높지 않고, 또 다음 세대에서 그 기능이 없어져 버리는 부작용도 있고 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재 전 세계 식용 작물의 70% 이상은 꿀벌을 매개로 열매를 맺습니다.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식물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꿀벌의 품종 개량과 함께 약물 내성을 일으키지 않는 친환경 약제 개발도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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