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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만에 재심서 무죄' 보안사 간첩조작 사건 유족에 형사보상 결정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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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 간첩 조작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고 이인국 씨에게 52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데 이어 유족에게 형사보상금이 지급됩니다.

서울고법 형사12-2부(방웅환 김민아 홍지영 고법판사)는 형사보상 청구인인 이 씨의 아들에게 "비용에 대한 보상으로 275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형사보상결정이 확정됐다"고 어제 관보에 공시했습니다.

형사보상은 피고인에게 무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판을 위해 들인 변호사비와 교통비 등을 지급하는 비용보상과 형사보상법에 따른 구금에 대한 보상으로 나뉘는데, 이번에 확정된 것은 비용에 대한 보상입니다.

앞서 이인국 씨 등 세 사람은 민간인임에도 1972년 1월 17일 육군보안사령부 수사관들에 의해 연행돼 2주 동안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보안사 수사관은 중앙정보부 직원을 사칭해 민간인을 불법 검거·수사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그해 1월 31일에야 집행됐습니다.

이 씨 등은 1960년 대구·경북 지역으로 남파된 간첩 임모 씨의 활동을 지원하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로 곧이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씨는 재판 과정에서 "보안사의 가혹한 고문에 못 이겨 허위진술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유죄 선고를 받고 이듬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이 확정됐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2022년 11월 이 씨 등이 불법 감금된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진술 강요와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에 대해 진실 규명 결정을 했고, 이 씨 측은 지난해 4월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지난 2월, 재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4-1부(박혜선 오영상 임종효 고법판사)는 "피고인의 수사기관 진술은 고문 등 가혹행위를 동반한 불법수사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이거나 그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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