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과 손 맞잡은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
중동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대국이었던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전면 해제한 데 이어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과도 회동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정상과 만난 것은 25년 만인 데다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과거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로 지정해 현상금까지 걸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더해 시리아와의 관계 정상화도 언급하면서 중동 정세 재편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CNN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알샤라 임시 대통령 간 만남이 중동 정세를 뒤흔들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한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인 알누스라 전선을 이끌었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입니다.
미국 정부는 2013년 그의 목에 1천만 달러(약 141억 원)의 현상금을 걸었는데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손을 맞잡고 웃어 보였습니다.
CNN은 시리아가 '역사적'이라고 평가한 이번 만남을 통해 서방의 제재로 마비됐던 시리아의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간 중동 국가들은 시리아에 투자하고 싶어도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는 일이 된다는 점에서 주저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수십억 달러 투자 길을 열어줬다는 것입니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나타샤 홀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사실은 시리아에 투자하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에 암묵적인 승인이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고 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와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은 미국이 중동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더욱 밀착하고 있다는 신호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청한 것이 바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철회 후 "왕세자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말했고, 알샤라 임시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도 빈살만 왕세자와 함께 했습니다.
시리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 당시에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이자 사우디의 역내 라이벌이기도 한 이란의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자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모색해왔습니다.
이는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구상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댓글 아이콘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