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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시간에 뜬금없는 상업 영화…경기북부경찰 인권 교육 '눈총'

업무시간에 뜬금없는 상업 영화…경기북부경찰 인권 교육 '눈총'
▲ 경기북부경찰, 영화 '하얼빈' 상영 행사

경기북부경찰청이 직원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겠다며 평일 업무시간에 상업 영화를 상영하고 이를 학습 시간으로 인정해 논란입니다.

오늘(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전날 오후 2시 청사 내 강당에서 행사를 열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화 '하얼빈'을 상영했습니다.

이 행사는 청문감사인권담당관실이 기획한 자체 프로그램으로, 분기별 둘째 주 수요일을 '인권 향상 문화의 날'로 정해 인권 관련 최근 상영작을 관람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당초 계획한 100명보다는 적은 경찰관 약 70명이 참석했으며, 영화 상영에 앞서 김호승 경기북부경찰청장의 축사와 인권 슬로건 공모전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관람 시간은 약 2시간이었습니다.

참석자 전원은 공무원 상시학습 시간을 인정받았습니다.

감상문을 제출한 직원 중 2명에게는 장려상이 수여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업무 시간에 상업영화를 관람하고 이를 학습 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간부급 경찰은 "'인권 교육'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실질적인 교육 없이 영화만 보고 실적을 채우는 전시성 행사"라며 "교육보다는 이벤트성 행사에 가까웠다"고 지적했습니다.

공무원의 상시학습은 연간 교육 이수 실적을 인정받기 위한 제도로, 주로 정책·직무 관련 강의나 실습, 온라인 연수 등 정식 교육 과정을 통해 부여됩니다.

이 때문에 영화 한 편을 관람하고 이를 학습 실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공공기관의 단체 영화 관람은 대체로 근무 외 시간에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선 지구대 경찰관은 "민원 응대와 치안 업무가 한창인 평일 오후 시간대에 대규모 영화 관람을 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게다가 '하얼빈'은 인권과의 직접적인 관련성도 크지 않다"고 반발했습니다.

행사를 기획한 경찰 관계자는 "인권영화제 상영작을 내부 시스템에 올려도 실제로는 거의 시청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흥행작 중 인권 메시지가 포함된 영화를 선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단순히 영화만 상영한 것이 아니라, 인권 슬로건 공모전 시상식도 함께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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