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지난 수년간 내부통제 강화 대책을 내놨으나 사기나 내부 직원 일탈로 인한 금융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5대 은행 금융사고 피해액은 지난해부터 급증해 올해 들어서만 857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들은 최근 내부통제 강화로 금융사고 적발 건수도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해명하는 한편,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1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에만 13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습니다.
피해 금액은 857억 9천900만 원에 이릅니다.
하나은행이 5건, 488억 4천5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이어 건수 기준으로 국민은행(4건·110억 9천800만 원), 농협은행(2건·221억 5천100만 원), 신한은행(2건·37억 500만 원) 순이었습니다.
우리은행은 올해 사고 공시가 없었습니다.
단일 사고 규모로는 하나은행이 지난달 14일 공시한 외부인 사기에 의한 금융사고가 305억 원으로 가장 컸습니다.
차주사가 부동산 구입을 위한 잔금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제출했던 계약금, 중도금 이체확인증이 허위로 확인됐습니다.
농협은행에서도 수백억 원대 외부인 과다대출 사고가 있었습니다.
대출상담사가 다세대 주택 감정가를 부풀려 약 205억 원 규모 주택담보대출을 일으킨 건입니다.
내부 직원 일탈로 발생한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하나은행에서는 내부 직원이 허위 서류를 받고 거래처에 약 75억 원의 대출을 내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직원은 해당 거래처와 관련인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사적으로 금전을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국민은행에서는 올해 직원이 연관된 배임 사고만 2건입니다.
지난 9일 국민은행 공시에 따르면 실제 분양자가 아닌 시행사와 시공사 관계인이 분양받은 것으로 꾸며 장기 미분양 상가를 담보로 약 46억 원의 대출이 나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민은행은 현재 감사 절차를 진행 중이며, 업무 연관성과 위법행위 중대성 등을 조사한 뒤 직원의 비위 여부를 밝힌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직원이 업체 신용등급을 임의로 조정해 대출을 취급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신한은행에서는 수출입 업무 담당 직원이 은행과 거래 중인 업체의 명의를 도용해 대출받는 방식으로 3년간 17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권 금융사고 건수와 피해 금액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불어났습니다.
5대 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지난 2020년 51건에서 2023년 36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86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피해 금액 기준으로 보면, 2020년 약 59억 원에서 2022년 약 822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2022년 사고 건수는 40건으로 2020년보다 적었으나 우리은행에서 700억 원대 직원 횡령 사고가 발생한 영향입니다.
이후 2023년 약 51억 원으로 줄었던 피해 금액은 지난해 금융사고 건수 증가와 함께 1천774억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올해의 경우 13건·857억 9천900만 원으로 벌써 피해 금액이 지난해(1천774억 원)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올해는 공시된 금융사고(10억 원 이상 금융사고) 기준이라, 공시하지 않은 금융사고도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수년 새 내부통제가 강화되고, 임의 대출 규제가 과거 사례가 많이 적발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에서 직원의 재량권이 많이 인정되던 관행도 있었다"며 "내부통제에 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과거 취급됐던 대출들이 적발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툭하면 터지는 금융사고…올해 5대 은행만 857억 원 넘어
입력 2025.05.12 08:15
수정 2025.05.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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