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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한국어르신 '밥퍼' 준 탄자니아 청년…이제 고국서 나눔을

1년간 한국어르신 '밥퍼' 준 탄자니아 청년…이제 고국서 나눔을
▲ 아부우 음캉가 하티부 씨

지난 8일 어버이날 행사가 열린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 여러 봉사자 속 탄자니아 청년 아부우 음캉가 하티부(25)씨가 소외 어르신을 위한 밥퍼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책상과 의자를 부단히 나르던 아부우 씨는 오전 11시가 되자 따뜻한 밥과 국, 반찬이 담긴 식판을 어르신들이 앉은 자리로 배달했습니다.

그의 존재가 익숙한 듯 어르신들은 종종 "갓 블레스 유"(God bless you)라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밥퍼 운동을 벌이는 '다일공동체'의 후원으로 작년 7월 한국에 입국한 아부우 씨는 1년 가까운 밥퍼 봉사를 마치고 귀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탄자니아에는 어르신을 챙기는 봉사활동이 많이 없다"며 "돌아가서는 이런 행사를 많이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프리카 동부의 탄자니아는 '최빈국' 딱지를 차츰 떼는 중이지만,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27분의 1에 불과한 나라입니다.

탄자니아 최대도시 다르에스살람의 북부, 쿤두치의 한 채석장 마을에서 태어난 아부우 씨도 가정 형편에 의사 꿈을 포기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후 현지 호텔 등을 전전하며 일했지만, 낮은 학력 탓에 안정적 일자리는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반전은 탄자니아에 진출한 다일공동체의 후원 아동으로 선정되며 시작됐습니다.

2020년 가정을 꾸려 세 아이의 아빠가 됐고, 다일공동체의 현지 사업을 도우며 성실함을 인정받아 1년간 한국에서 생활할 기회를 잡았습니다.

한국에서의 삶에 대해 "즐거웠다"고 아부우 씨는 말했습니다.

밥퍼 봉사를 할 때도 어르신들과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부족한 영어에 손짓을 더하면 마음이 충분히 전해졌다고 합니다.

가족이 그리워질 때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하며 달랬습니다.

봉사가 끝나면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습니다.

그는 "탄자니아로 돌아가면 드라마 '주몽'을 영화인을 꿈꾸는 친구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역만리 한국의 사회상은 아부우 씨에게 신기하게 비치기도 했습니다.

"어딜 보든 열심히 일하는 사람뿐이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며 "사람들이 화가 나서 대통령을 바꾼다는 것도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가부장적인 탄자니아와 달리 비교적 여성 인권이 존중받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돌아가서는 더 부드러운 남자가 되겠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사진=다일공동체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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