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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 음주운전" vs "난 암환자"…고발의 장 된 사찰, 왜

궁금한이야기
사찰은 왜 고발의 장이 된 것일까

9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전통 고찰에서 일어난 한 갈등을 추적했다.

전국의 사찰이 부처님 오신 날 행사로 분주할 그때, 전북의 한 사찰에서는 뜻하지 않은 갈등이 벌어지고 있었다.

절 앞에 피켓을 세우려는 자와 이를 치우려는 자, 그리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해 이들을 말렸다.

사찰의 명예를 지키고자 피켓 시위를 한다는 문 씨. 그가 고발한 것은 이 절의 주지 스님 최 씨였다.

문 씨는 이 사찰의 신도회장. 그는 최 씨가 지난 3월 음주 운전을 하고 유흥업소 여성과 성매매를 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자신의 지인들도 주지 스님의 일탈을 목격했다는 것.

그러나 최 씨의 이야기는 달랐다. 암 환자라 술을 마실 수 없다는 그는 문 씨가 자신을 모함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사주해 이런 일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문 씨의 지인은 문 씨의 부탁을 받아 주지 스님이 음주와 성매매를 하도록 유도했지만 당일 주지 스님은 식사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 씨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나 주지 스님의 편만 들 수는 없다며 곤란한 얼굴을 했다.

그리고 주지 스님은 문 씨와 그의 가족들이 행패를 부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대체 이들은 왜 서로 갈등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얼마 전까지 사찰의 운영과 관리를 맡는 주지스님의 자리는 비어있었고 문 씨가 지인의 추천을 받아 현재 주지 스님인 최 씨를 모셔왔다.

이후 최 씨는 적극적인 포교 활동으로 사찰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문 씨는 최 씨가 자신에게 어떤 일을 부탁해도 참았다고 한다.

이에 문 씨는 자신이 실질적인 사찰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한테 돈 가져간 다른 주지 스님이 나한테 이 절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주었다"라며 6년 전 사찰의 소유주에게 돈을 빌려준 뒤 그 대가로 사찰을 넘겨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찰의 책임자는 스님만 될 수 있어 형식적으로 최 씨를 주지 스님으로 앉혔고 종단의 요청에 최 씨에게 주지 스님 임명장을 주고 등기부등본상에서도 최 씨를 대표자로 올려 서류 작업까지 마쳤다고. 그리고 그 후 가족같이 지냈던 두 사람.

그러나 어느 날 최 씨가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가 권리 계약서도 쓰지 않고 사찰 운영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 미루더니 문 씨를 협박범으로 고소하고 사찰에 들어올 수 없게 출입금지 신청까지 했다는 것.

이에 문 씨는 도심지에 설립한 사찰의 포교당에서 수익이 생기자 최 씨가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씨는 이제 막 문을 연 포교당으로 수익이 나겠냐며 문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직접 찾아가 본 포교당에서는 활발한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고 최 씨의 주장과 달리 꽤 큰 수익이 날 것으로 추정되었다.

현재의 사찰을 문 씨에게 넘긴 전 주지 스님. 그는 최 씨에게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며 "현재는 문 씨가 주인이지 결국 최 씨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승려로서 그 큰 집을 자기 절이라고 있으면 막말로 어디 가서 거짓말하기도 좋다. 자신이 주지인데 문 씨가 뺏으려고 한다 모양 나잖냐, 그래서 욕심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해당 사찰은 지난 6년 간 수차례 주지 스님이 바뀌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에 전 주지 스님은 이전에 주지 스님 중 사문서 위조까지 하며 사찰을 차지하고자 한 이가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전문가는 종단의 특성상 생기는 일이라며 "해당 종단은 재산권에 대해 보장해 주기 때문에 사찰의 재산이 곧 주지의 재산, 사유재산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 주지 스님은 "남는 수익금이 있으면 둘이 분배를 하든가 월급을 주든가 그렇게 해버리면 끝나는 일이다"라며 소유권 다툼으로 사찰이 방치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에 제작진은 두 사람에게 대화를 제안했다. 이에 문 씨는 선뜻 대화를 하겠다고 나선 반면 최 씨는 대화는 할 생각이 없다며 법으로 하겠다고 밝혀 아쉬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서로 할퀴고 다투는 모습은 결코 부처님의 뜻은 아닐 것이라며 하루빨리 이들이 합의점을 찾고 사찰도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빌었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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