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일주일 만입니다.
어젯밤(9일)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당 지도부가 사실상 강제로 후보 교체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10일) 새벽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동시에 열고, 김 후보 선출 취소와 한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을 의결했습니다.
또 대통령 선출 절차에 대한 심의 요구도 함께 처리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오늘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습니다.
이 선관위원장은 앞서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고 밝히고, 새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겠다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후보 등록은 오늘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재선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내일(11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지명할 예정입니다.
앞서 당 지도부와 김 후보는 단일화 시점을 두고 여러 차례 충돌했습니다.
당 지도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전에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김 후보는 15∼16일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화하자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비대위 의결로 후보 선출 관련 사항을 정할 수 있다'는 당헌 74조 2항을 근거로 후보 교체에 나섰습니다.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 마감일 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86.7%에 달했다는 지난 7일 당원 여론조사 결과도 '상당한 사유'로 제시됐습니다.
이어 8∼9일 이틀 동안 당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김 후보와 한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중앙선관위 규정에 따라 조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 후보가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날 밤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대선 후보 재선출 여부를 포함한 모든 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하는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김 후보는 교체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며, 오늘 중앙선관위에 대선 후보로 등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전날 협상 결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후보 자격을 취소하려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내일 아침 후보 등록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미 교체 절차가 시작된 만큼, 후보 등록에 필요한 당 대표 직인이나 기탁금 통장 등의 절차에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김 후보 측은 후보 교체를 막기 위해 법원에 대선 후보 지위 인정 및 전당대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모두 기각됐습니다.
(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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