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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정상 오른 183cm 발레리나 "더 이상 작아 보이려 애쓰지 않아요" [스프]

[더 골라듣는 뉴스룸] 잉글리시내셔널발레단 수석 무용수 이상은 발레리나
발레리나 이상은
영국의 유명 발레단인 잉글리시내셔널 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상은 씨는 키가 183cm로 한국에서 활동할 때부터 '최장신 발레리나'로 불렸습니다. 이상은 씨는 큰 키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인터뷰나 오디션에 임할 때 자신의 키를 줄여서 얘기했고, 무대 위에서 커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 발레단 문을 두드렸지만, 키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잇따라 탈락하면서 발레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습니다. 이상은 씨는 과연 어떻게 이런 어려움을 극복했을까요? 발레리나로서는 단점이라고 여겨졌던 큰 키를 어떻게 장점으로 바꿀 수 있었을까요? 발레리나 이상은 씨의 진솔한 이야기 직접 들어보세요.

골라듣는뉴스룸 커튼콜 263회 이상은 편 풀영상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발레단에서 활동을 하시다가, 군무 무용수에서 시작했지만 승급해서 수석 무용수가 되셨고, 독일에서 영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단 말이에요. 어떻게 그렇게 되신 거예요?

이상은 발레리나 : 사실은 영국으로 가서 발레를 할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했어요. 춤 스타일이나 제가 해왔던 스타일이랑 좀 많이 다르기도 하고.

김수현 기자 : 어떻게 달라요?

이상은 발레리나 : 영국도 워낙 전통이 있는 나라라서. 저는 전혀 그쪽은 아니고, 저는 선화예술고등학교에서 바가노바 시스템으로 교육받았고.

김수현 기자 : 러시아 쪽.

이상은 발레리나 : 네. 그리고 드레스덴에 있으면서 여러 작품을 하기는 했지만 결이 다른 무용수다 보니까 영국으로 갈 생각을 못했는데 단장님이 잉글리시내셔널 발레단으로 옮기시게 됐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이적하자고 말씀을 해 주셔서 고민이 많이 되기는 했어요. 사실 그렇게 어린 나이는 아니니까 '옮기기에는 조금 늦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워낙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이런 기회가 있을 때 도전을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김수현 기자 : '리드 프린시펄'이라고 하더라고요. 발레단 무용수들의 등급을 나누는데 발레단마다 명칭이 조금씩 달라서.

이상은 발레리나 : 맞아요. 저도 몰랐는데 갔더니 프린시펄이 있고 리드 프린시펄이 있는데, (리드는) 아마 프린시펄 되고 나서 좀 더 경험이 많은 무용수들. 솔리스트에서 이제 막 프린시펄 된 친구들은 프린시펄로 있고, 조금 더 경험이 많은 주역 무용수들은 리드 프린시펄로.

김수현 기자 : 그러니까요. 저도 리드 프린시펄은 처음 들었어요. 보통 프린시펄을 수석이라고 번역하는데, 리드 프린시펄은...

이병희 아나운서 : 뭐라고 할까요?

김수현 기자 : 진짜 수석? 최고 수석? (웃음)

이병희 아나운서 : (영국) 가 보시니까 어떠셨어요?

이상은 발레리나 : 조금 많이 긴장이 됐죠. 저도 경험이 있는 무용수이기는 한데 또 새로운 곳에서 시작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고, 영국 전통이 있는 무용계라서 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혹시나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

근데 그런 고민은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데 제가 키가 크잖아요. 키가 커서 더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또 키가 커서 '이 역할이랑 좀 안 맞는 것 같은데' 하고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고. 그거는 제가 항상 안고 가야 하는 과제여서(웃음). 그렇기 때문에 영국에 가서 한다는 게 조금 고민이 되기는 했는데, 다행히 저번 시즌을 잘 마쳐서.

김수현 기자 : 키 때문에 고민하신 적도 있다면서요. 어릴 때.

이상은 발레리나 : 사실 발레하기에는 많이 큰 편이니까.

김수현 기자 : 보통 어느 정도를 '발레 하기 좋은 키다' 이렇게 얘기해요?

이상은 발레리나 : 보통 발레단에서 찾는 여자 무용수 키는 168cm 정도였던 것 같아요. 한 165cm에서 173cm 사이.

김수현 기자 : 제가 키는 비슷한데(웃음).

이병희 아나운서 : 군무하기에도 좋고, 솔리스트도 할 수 있고, 주역이 되더라도 남자 무용수까지 맞출 수 있는 키니까.

김수현 기자 : 근데 초등학교 때 이미 170cm가 넘었다고.

이병희 아나운서 : 아, 그러셨어요?

이상은 발레리나 : 네. 거의 중3, 고1 될 때쯤에 벌써 180cm가 돼서 '아, 이제 발레 못 하는구나' 그런 좌절감을 많이... 근데 발레가 많이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좋기도 한데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고 멘토들도 많이 있었어서 계속 꿈을 쫓아갔던 것 같아요.

이병희 아나운서 : 해외에서도 크신 편인 거죠?

이상은 발레리나 : 그럼요(웃음). 가면 또 많이 놀라세요. 한국 사람들은 다 이렇게 크냐고.

김수현 기자 : 아, 진짜요? 요즘은 그렇게 얘기해요? '한국 사람들은 다 이렇게 크냐' 이렇게?

이상은 발레리나 : 키 큰 무용수들이 많이 나와 있기도 하잖아요.

김수현 기자 : 그렇죠. 

이상은 발레리나 : '한국 사람들 다 크냐'.

김수현 기자 :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이상은 발레리나 : 한국 무용수들 체격도 워낙 좋아졌으니까.

김수현 기자 : 완전 좋죠, 요즘.

이병희 아나운서 : 근데 키가 커서 고민도 있으셨지만, '내 키가 또 이럴 때는 또 좋은데?' 이런.

김수현 기자 : 그렇죠. 어떨 때 '좋다' 이런 생각하셨어요?

이상은 발레리나 : 어떨 때 좋다기보다, 드레스덴 가서 많이 바뀌었어요. 한국에 있으면 위축이 되는 건 아니더라도 '내가 발레하기에는 너무 큰 키구나' 스스로 조금 닫혀 있었는데 외국 나가니까 '키가 크네, 너무 좋네, 좋은데 왜 이렇게 크게 안 써? 왜 이렇게 작게 써?'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고의 전환이 되는 시기가 있었어요. 이게 쉽게 안 바뀌더라고요. 항상 좀 수그리고 다니거나 남들에게 맞추려고 했던 게, 저도 모르게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이병희 아나운서 : 하긴 동작을 해도 훨씬 더 크고 멋있게 표현할 수 있을 거잖아요.

이상은 발레리나 : 네, 그렇죠. 그걸 스스로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김수현 기자 : 그전에는 '너무 커 보이지 않아야지' 이렇게 생각하시고.

이상은 발레리나 : 맞아요. 그래서 외국 가서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저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거를 장점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거를 스스로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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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 그동안 활동해 오시면서 '아, 이런 때는 슬럼프였던 것 같다.' 돌아보시면 지금 20년 하셨으니까. 힘들 때는 언제였던 것 같으세요?

이상은 발레리나 : 여러 번 있었죠. 처음에는 외국에 나가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2008년에 사실 처음 나가서 오디션을 봤어요. 근데 하나도 안 됐어요.

김수현 기자 : 아, 그래요?

이상은 발레리나 : 그리고 오디션 인비테이션(참여 자격)을 받는 것도 쉽지가 않았어요. '우리 발레단이랑 맞지 않는다', '키가 너무 크다' 그런 이유로 거절당한 경우도 많았고. 그래서 사실 2010년에 오디션을 보고 안 되면 무용을 그만두려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다행히 잘 되기도 했었고.

그런 적도 있었고, 프리 드 로잔에서, 처음 나간 국제 콩쿠르인데 파이널에서 넘어지기도 하고. 그런 경우도 있었는데 사실 어떻게 보면 지금 잘 된 거죠. 사실 한국에서도 UBC(유니버설발레단)에서 좋은 경험해서 드레스덴으로 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도 있으니까.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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