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오늘(8일)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김 후보는 오늘 오전 여의도 대선 캠프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며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선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경선을 거쳐 선출된 후보를 당의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려는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며 "지금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 후보 단일화인가, 후보 교체인가"라고 당 지도부를 정조준했습니다.
김 후보는 "이런 식의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앞으로 일주일 동안 두 후보가 각자 선거 운동을 한 뒤 오는 14일 방송 토론,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당 지도부가 제시한 '단일화 로드맵'(8일 방송 토론, 9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을 거부한 것으로, 김 후보는 이날 예정된 토론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불법이기 때문에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11일 중앙선관위원회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기 전 단일화를 마쳐야 한다는 당 지도부와 한 후보는 김 후보의 이같은 입장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정면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틀 안에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켜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통령 후보의 잘못된 결정이 있을 때 이거는 반드시 고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가 '11일까지 단일화'에 끝내 응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잡아놓은 전국위원회(11일)와 전당대회 절차를 밟아 '후보 교체'도 강행할 수 있다고 시사한 셈입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에 대해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회견하는 모습"이라며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한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국가와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민생을 걱정하는 분께 큰 실례와 결례, 또는 정말 못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당 지도부와 보조를 맞췄습니다.
한 후보는 "(어제 담판에서) 김 후보는 아무런 대안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며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것"이라고 김 후보를 겨냥했습니다.
거대 정당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이처럼 반목하면서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초유의 사태입니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갈등을 빚기는 했으나 지금처럼 전면전 양상은 아니었고, 더구나 당 지도부와 무소속 후보가 호흡을 맞춰 당 대선 후보와 대치하는 형국은 더욱 생경한 모습입니다.
전날 김 후보 지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전국위원회·전당대회 개최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오늘 김 후보 지지 단체들은 당 지도부를 사기·배임·횡령·직무유기죄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양측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국힘 "이틀 내 단일화" 김문수 "손 떼라"…당-후보, 사상초유 충돌
입력 2025.05.08 11:41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아이콘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