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13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나라로 꼽히는 인도가 미국과 처음으로 무역 합의에 이를 국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 시간 30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을 종합하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와 관세 관련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으며 그의 판단으로는 양국이 곧 무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국가를 특정하지 않은 채 "한 국가와의 협상을 완료(done)했으나 상대국 총리와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곧 승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도 언론은 러트닉 장관이 말한 국가가 인도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인도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인도가 미국에 '미래 최혜국 대우'(Forward Most Favoured Nation, FMFN)를 제안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미래 최혜국 대우는 인도가 앞으로 다른 나라에 미국보다 더 나은 관세 조건을 부여하면 같은 조건이 미국에도 적용되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이 조항은 일종의 미래 보장 기능을 하며 미국과 협정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도가 영국이나 유럽연합(EU)보다 미국에 훨씬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며 다만 중국이 빠져나간 공급망에서 인도가 미국의 '주요 공급국'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을 미국에 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 간 거래 되는 24개 품목군 중 19개가 신속 협상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이견이 많은 농산물이나 군수품 등 5개 품목군은 2단계 협상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도는 미국산 냉동 육류와 다양한 수산물, 가금류, 과일 주스류 등에 대해 현행 30∼100%인 관세를 0∼5% 수준으로 인하하는 대신 미국에 섬유, 장난감, 가죽제품, 가구, 보석류 및 자동차 부품 등 노동 집약 산업에 대한 우대 관세와 의약품 및 산업 장비 같은 공학 제품에 대해서도 장기 우대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는 이번 관세 전쟁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국가입니다.
인도는 미국을 상대로 연간 450억 달러(약 64조 3천억 원)에 이르는 무역 흑자를 기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인도를 "무역에 있어 매우 큰 악당"이라 부르며 관세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에 인도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자 미국을 겨냥해 각종 관세 인하에 나섰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무역 협정 체결과 미국산 무기 구매,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습니다.
당초 양국은 2030년까지 양국 간 무역 규모를 5천억 달러(약 714조 9천억 원)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말까지 협정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인도에는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양국 간 협상은 더 빨라지고 있으며 타결이 임박한 상황입니다.
지난 21일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인도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와 만나 무역 문제 등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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