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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산불 발화 추정지 가보니…"등산로와 뚝 떨어진 곳"

대구 산불 발화 추정지 가보니…"등산로와 뚝 떨어진 곳"
▲ 대구 함지산 산불 최초 발화 추정지

"등산로가 따로 있기 때문에 이 길로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습니다." 29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 아래 한 농로 근처에서 밭일을 하던 주민 박 모 씨는 "여기는 등산객이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다"라며 "등산로가 다른 쪽에 따로 있어서 사람들은 거기로 많이 다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제(28일) 불이 났다고 해서 밭으로 뛰어왔는데 순식간에 능선을 따라 번졌다"며 "이쪽으로는 안 번지고 반대 방향으로 불길이 갔다"고 말했습니다.

산불 최초 신고자로 알려진 한 농민도 멀리서 연기가 난 뒤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불길이 확산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초 발화 추정지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마을 주민이나 묘지를 방문할 일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쉽게 길을 찾기가 어려워 보였습니다.

사람 1∼2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산길을 따라 마을에서 600m가량 이동하자 최초 발화 추정지가 나타났습니다.

북구에 따르면 이 지점은 해발 250m로 능선 중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산불의 위력을 실감케 하듯 발화 추정지 일대에는 여전히 연기가 피어올랐고 불길이 올라오는 곳도 있었습니다.

검정 숯으로 변한 나무는 메케한 냄새를 뿜어댔습니다.

주인을 알 수 없는 묘지 여러 개와 재선충병 방제 작업을 위해 나무를 잘라 모아둔 모습도 발견됐습니다.

산불 발생일 발화 추정 지점에서는 재선충 방제 작업이 실시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와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 5명은 현장 주변에 통제선을 설치하는 등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산불이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시작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까지 이번 산불 발화 원인은 미궁에 빠진 상태입니다.

김상희 대구 북구 공원녹지과장은 앞서 산불 진화 브리핑에서 "현재까지는 발화를 추정할 만한 증거가 전혀 남아있지 않다"며 "관련 CCTV 영상은 노곡동 마을 입구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만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산불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이번 산불은 지난 28일 오후 2시 1분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해 23시간 만인 29일 오후 1시에 주불이 진화됐습니다.

산불 영향 구역은 260㏊로 파악됐으며 축구장 364개 면적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대구시는 산불 예방을 위해 지난 1일부터 함지산을 포함한 지역 주요 산에 입산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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