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가난한 이들의 성자’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전 세계 애도 물결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각국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전 세계 신자들이 바티칸을 찾아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는 가운데 전 세계 신자들이 바티칸을 찾아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는 가운데 일반인 조문도 시작됐습니다.
페르난다 시엘바 | 수녀, 브라질 출신
"마치 할아버지를 잃은 것처럼 가족 중 누군가를 잃은 것 같았습니다."
"마치 할아버지를 잃은 것처럼 가족 중 누군가를 잃은 것 같았습니다."
네자티 오나트자 | 조문객, 튀르키예 출신
"사실 우리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마음속 깊이 느꼈습니다. 교황님은 정말 친절하셨으니까요."
"사실 우리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마음속 깊이 느꼈습니다. 교황님은 정말 친절하셨으니까요."
로버트 힐리 | 순례자, 아일랜드 출신
"우리는 어젯밤 더블린에서 비행기로 왔고, 하루 머물고 오늘 밤에 집에 갑니다. 우리는 그냥 여기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우리는 어젯밤 더블린에서 비행기로 왔고, 하루 머물고 오늘 밤에 집에 갑니다. 우리는 그냥 여기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이렇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많은 이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교황의 시선이 늘 가장 가난하고 또 고통을 받는 자들을 향해 있었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전장으로 변해버린 삶의 터를 떠나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전쟁 피해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위로하고 더 나아가 전쟁을 멈추라는 메시지를 당사국 지도자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선종 전날 부활절 당일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에 전하는 메시지에서, “우리가 ‘평화는 가능한 일’이라는 희망을 새롭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하면서 거듭 전쟁의 당사자들에게 휴전 선언과 또 인질 석방도 촉구했습니다.
저희가 찾아보니까 실제로 교황이 언급한 전쟁이나 분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또 현황을 모아 놓은 콘텐츠는 많지가 않은 것 같아서요. '팩트는 기본 맥락까지 전해드리는 딥빽'에서 교황이 선종 직전까지도 눈을 떼지 못했던 전쟁들은 무엇이었고 또 그 전쟁에서 교황이 남긴 말과 행적들은 무엇이었는지를 담아봤습니다.
“전쟁 끝내라” 유언이 된 부활절 메시지, 교황이 마지막까지 눈을 떼지 못한 전쟁·분쟁은?
우선 저희가 교황이 선종 전날까지도 눈을 떼지 못했던 전쟁 지역, 분쟁 또는 갈등 지역에 대해서 지도로 만들어 봤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들이 교황이 직접 언급한 지역들입니다.

첫 번째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그리고 두 번째가 레바논과 시리아,

세 번째가 예멘

그리고 네 번째가 우크라이나

다섯 번째가 남부 코카서스 지역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여섯 번째가 서부 발칸 지역,

일곱 번째가 콩고민주공화국, 수단, 남수단과 함께 사헬,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소말리아 반도, 그리고 아프리카 대호수 지역을 언급했고요.

여덟 번째 미얀마를 언급했습니다.
저희가 앞서 미얀마에 대해선 상세하게 이 두 편의 아이템으로 다뤄봤으니까 미얀마 상황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두 편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지진 1시간 뒤 국민을 공격했다"...참사 속에도 폭격 강행한 미얀마 군부에 '분노' : 바로가기
- 미얀마 군부 독재 4년과 지진 피해 상황을 민주진영 장관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바로가기
가자 전쟁 이후 매일 저녁마다 가자지구에 전화한 교황
우선 가자 전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유대교 최대의 기도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하는가 하면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을 분리하는 장벽도 찾아서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매일 저녁마다 가자 지구 내 기독교 공동체와 전화 통화를 해서 이들의 고난을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이 된 가자 전쟁, 곧 이스라엘의 전면적인 군사 보복으로 이어졌죠. 팔레스타인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은 5만 1천 305명이 숨지고 11만 7천 96명이 다쳤는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에 따르면 전쟁 이후 약 1만 5천 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 대원을 약 2만 명가량 숨지게 했다고 지난 1월에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헤르지 할레비 전 참모총장이 밝힌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상자는 2023년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1천 200명 이상이 숨지고 약 250명이 인질로 납치가 됐는데, 가자지구 작전이 시작된 이후 전투에서 407명의 군인이 숨졌다고 이스라엘 방위군이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연초 합의한 휴전 절차에 따라서 잠시 교전을 중단을 했지만 휴전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지난달 다시 공격을 재개한 상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부 전문가들은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이 제노사이드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이것이 법학자들과 국제기구가 공식화한 제노사이드의 기술적 정의에 부합하는지 신중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런 입장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이 강력하게 비판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지난 21일 이스라엘 정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공식 X 계정에 추모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일이 있었는데 교황의 날 선 비판에 대한 어떤 불편함이 작용한 게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온 바가 있습니다.
“부디 전쟁을 멈추시오” 남수단 내전 지도자들에게 무릎 꿇고 발에 입맞춤한 교황
다음은 남수단 내전입니다. 남수단 내전은 2013년 12월 대통령과 부통령 간의 권력 투쟁이 무력 충돌로 번지면서 발발했습니다.
양측의 병사 모두 주요 도시를 장악하기 위해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마을을 파괴하면서 상대방 민간인들을 학살했습니다. 5년에 걸친 내전으로 약 40만 명이 숨졌고 2018년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남수단의 실향민이 2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Q.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수단 지도자들에게 어떤 상징적인 제스처를 했다고 알려졌는데 어떤 것이었을까요?
2018년에 평화 협정이 체결이 됐지만 분쟁이 격화하면서 이 남수단의 지도자들이 서로 그 정치적 불안을 막지 못하던 2019년 4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에 내전의 당사자들, 그러니까 이제 살바 키르 대통령과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초청을 했어요. 그리고 이 두 사람의 발에 무릎을 꿇고 입을 맞춰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러면서 이들한테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의 길을 추구해 달라 그리고 휴전 조건을 존중해 달라 이렇게 촉구를 했거든요. 증오를 멈추기 위해서 자신을 가장 낮은 자세로 낮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놀라움, 경이로움 이런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23년에는 직접 남수단을 방문해서 전쟁을 견뎌온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건넸습니다.
제이콥 콜 | 남수단 가톨릭 신자
“오늘은 남수단과 수단의 우리 모두에게 매우 슬픈 소식입니다. 우리는 실제로 이 나라를 위해 평화를 위해 일했던 위대한 영웅을 잃었습니다. 우리 지도자들이 로마에 갔을 때, 그가 그들의 발에 키스했던 때를 기억합니다. (중략) 그는 정말로 우리 나라(남수단) 지도자들에게 평화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남수단과 수단의 우리 모두에게 매우 슬픈 소식입니다. 우리는 실제로 이 나라를 위해 평화를 위해 일했던 위대한 영웅을 잃었습니다. 우리 지도자들이 로마에 갔을 때, 그가 그들의 발에 키스했던 때를 기억합니다. (중략) 그는 정말로 우리 나라(남수단) 지도자들에게 평화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교황의 마지막 메시지는...“우크라이나에 부활의 평화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겠습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이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전쟁이 발발한 날로 기록이 됐죠.

지금 보시는 것은 4월 23일 기준 ISW 즉 미국 전쟁 연구소 자료인데요. 이 전쟁이 시작되기 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까지 포함을 해서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땅의 약 5분의 1을 점령을 한 상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다음 날인 2022년 2월 25일 교황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전격 방문을 했습니다. 교황이 분쟁 중인 나라의 대사관을 직접 찾는 건 외교 관례상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교황은 이후 한 달 넘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 러시아의 책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다가 한 달여가 지난 4월 2일 “일부 강력한 통치자가 갈등을 일으키고 조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철없고 파괴적인 침공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3월 스위스 공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을 보면서 국민을 생각하고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는데요. 이 언급은 당시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고요.

이에 교황청이 ‘백기’가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적대 행위의 중단을 의미한다라고 수습을 했지만, 이런 여파 탓인지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에선 깊은 애도와 동시에 또 일부 냉랭한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드리 벤ㅣ우크라이나군 참전용사 및 신자
“불행히도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나온 몇몇 논쟁적인 주관적 판단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불행히도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나온 몇몇 논쟁적인 주관적 판단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올레그 야키먁ㅣ우크라이나인 신자
“그(교황)는 많은 좋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이 하신 좋은 일들이 우리에게 상처를 준 일들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교황)는 많은 좋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이 하신 좋은 일들이 우리에게 상처를 준 일들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오해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교황의 선종 전날 마지막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메시지는 바로 이 한문장이었습니다.
교황 대독 ㅣ선종 전날 부활절 메시지
“부활한 그리스도가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에 부활의 평화를 선물로 안겨 주시고 또 관련된 모든 이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도록 힘을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부활한 그리스도가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에 부활의 평화를 선물로 안겨 주시고 또 관련된 모든 이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도록 힘을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양측의 사상자 수를 보면 우선 우크라이나 군인 사망자는 4만 6천 명, 부상자는 38만 명이라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월에 발표를 한 바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경우 1만 2천여 명 이상이 숨지고 2만 9천여 명 이상이 다쳤다고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 감시단 보고서가 지난 2월에 발표했고요. 우크라이나 국내 실향민은 370만 명, 그리고 폴란드와 헝가리 등 이웃 국가로 떠난 난민은 690만 명이라고 유엔 난민기구가 2월에 밝힌 바가 있습니다.
러시아의 공식 발표는 사실 사망자가 6천 명 미만이라고 밝혔던 지난 2022년 9월을 끝으로 더 이상의 발표는 없는 상황인데요. 4월 16일 우크라이나 총참모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93만 6천여 명의 병력을 잃었는데 (※사망자, 부상자, 실종자 포함 추정) 실제 양측 사상자 수와 또 다른 국적의 사상자 수를 더하면 실제 수치는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은 어떻게든 빨리 이 전쟁을 마치려고 중재하고 있지만,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폭격을 가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종전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예멘 내전...교황 “휴전 협정 시급히 준수해야”
다음은 예멘 내전입니다. 2014년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시작이 됐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이란 등 다른 나라들까지 관여가 되면서 복잡하게 전개가 돼 왔습니다. 일부 휴전이나 평화협정 움직임이 있긴 했지만 2023년 11월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군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내전뿐만 아니라 다른 전쟁에도 개입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로 인해서 해당 지역의 또 다른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1년 발표된 유엔 개발 계획에 따르면 분쟁이 2030년까지 계속된다면 사망자가 130만 명에 이르고 920만 명이 영양실조를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교황은 이러한 예멘 상황에 대해서 “당사국들과 국제 사회는 휴전 협정을 시급히 준수해야 한다.” “무고한 많은 희생자들을 낳고 있는 최근 예멘의 가혹한 폭력에 아픔과 우려를 표한다.” 그리고 “교육받지 못하고 의약품이 없이 굶주리고 있는 예멘의 어린이들을 기억해야 한다" 이렇게 언급한 바 있습니다.
계속된 교황의 기도...독재 정권 몰아낸 후에도 불안정한 시리아
다음은 시리아 내전입니다. 2011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이에 대한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시작이 된 내전인데요.
러시아·이란이 정부군, 즉 아사드 정권을, 미국·튀르키예 등이 반군을 각각 지원하며 국제전 양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시리아 경제가 악화하고, 군 사기도 저하된 상황에서, 시리아 정권을 지탱해 온 러시아와 이란의 역량이 최근 러·우 전쟁 그리고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서 현격하게 줄어들면서 반군이 기습 공세로 정부군을 몰아내고 승리를 선언한 뒤에 과도 정부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14년의 내전에 종지부를 찍는 듯했지만, 최근까지도 친아사드 무장 세력과 과도 정부 간의 충돌로 민간인 9백여 명이 숨지는 등 아직까지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은 민간인, 비민간인 포함 65만 6천여 명에 달했고요. 또 총 290만 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시리아 내전이 진행 중이던 상황 속에서도 시리아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면서 내전의 종식을 호소했는데요. 시리아 평화를 위한 단식 기도회를 선언하고 주재하면서 종교를 초월해 시리아와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분쟁을 겪는 전 세계 모든 지역의 평화를 위해서 함께 기원을 하는 기도회 개최를 제안을 했는데요. 이에 호응을 해서 시리아의 수니파 무슬림 지도자들은 다마스쿠스 이슬람교 성당에서 기도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교황은” 나는 화학무기의 사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최근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끔찍한 영상들이 내 마음속에서 불타오르고 있다”라면서 화학무기를 사용을 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를 한 바가 있습니다.
미셸 불루스 | 시리아 가톨릭 신자
"우리는 교황을 기독교를 대표하는 큰 어른이자, 평화를 사랑하는 좋은 분, 그리고 전쟁과 폭력에 반대한 분으로 기억합니다"
"우리는 교황을 기독교를 대표하는 큰 어른이자, 평화를 사랑하는 좋은 분, 그리고 전쟁과 폭력에 반대한 분으로 기억합니다"
“4월 15일, 수단 분쟁이 시작된 두 번째 슬픈 날” 최근까지도 교황이 기억한 수단 내전
다음은 수단 내전입니다. 2023년 4월 15일 발발했던 이 수단 내전은요. 2019년 독재자 오마르 알 바시르 정권이 축출된 이후에 쿠데타를 함께 일으켰던 두 군부 지도자, 수단 정부군 지도자와 신속 지원군 사령관 간의 권력 다툼으로 시작이 된 내전인데요.
러시아 바그너 그룹, 리비아군, 아랍에미리트는 신속지원군에 지원을 해주고 있고, 중국 등은 수단 정부군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2년 가까이 이어진 이 수단 내전으로 지금까지 2만 8천 명 이상이 숨졌고 집을 떠난 피란민도 1천 500만 명이 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까지도 “4월 15일은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의 가족이 집을 떠나야 했던 수단 분쟁이 시작된 두 번째 슬픈 날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수단 내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촉구를 한 바가 있습니다.
풍부한 광물 자원으로 분쟁 끊이지 않는 콩고민주공화국...교황, 내전 참상에 '전쟁 범죄' 규탄
다음은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입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광물 자원 및 종족 문제로 오래 전부터 내부 분쟁이 이어져 왔는데요. 120여 개의 무장 단체가 서로 충돌하거나, 정부군에 맞서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2월 국제구조위원회 한국 사무소에 따르면, 지속되는 내전으로 인해서 강제 이주를 한 인구는 300만 명에 이르고요.이들은 안전한 식수와 의료 서비스, 기본적인 생활 필수, 기본적인 생활 필수품조차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민주 콩고 총리는 1월 이후 격화가 된 전투로 인해서 약 7천 명의 전투원과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민주 콩고를 방문을 했는데요. 내전의 참상을 듣고 전쟁 범죄다라고 규탄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손을 떼라.", "아프리카에서 손을 떼라.", "아프리카를 질식시키는 것을 멈춰달라. 아프리카는 빼앗길 광산도 아니고 약탈을 당할 지형도 아니다”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테러·핵무기·제노사이드, 그리고 '가톨릭의 죄'까지...교황이 외면하지 않은 것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살펴본 전쟁, 내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대해서도 강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2021년 3월에는 역대 교황 최초로 이라크 모술을 방문해서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 조직인 이슬람 국가 ISIS의 공격에 희생을 당한 피해자들을 위로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오늘 우리는 전쟁과 무력 충돌로 희생된 모든 이들을 위해 전능하신 하느님께 소리 높여 기도합니다. 이곳 모술에서 전쟁과 적개심이 비극적 결과를 낳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전쟁과 무력 충돌로 희생된 모든 이들을 위해 전능하신 하느님께 소리 높여 기도합니다. 이곳 모술에서 전쟁과 적개심이 비극적 결과를 낳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뿐만 아니라 기독교를 탄압했던 시아파 최고 성직자에게도 손을 내밀었습니다. 교황은 지난 2015년 4월 아르메니아 참사 100주년 기념 미사에서 1915년부터 몇 년간 오스만 제국이 아르메니아인 다수를 숨지게 한 사건을 “20세기의 첫 제노사이드다”라고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히로시마를 찾아서 “오늘날 전쟁을 위해서 핵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을 거스르는 범죄일 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의 집의 미래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거스르는 범죄입니다. 전쟁을 위한 핵에너지의 사용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같은 비도덕적 행위입니다. 우리는 이 행동에 대해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라고 강하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교황은 과거 역사 속에서 '가톨릭의 과오'를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1994년 르완다 학살에 가톨릭 사제가 가담한 것에 대해서도, 또 약 100년 전 캐나다의 기숙 학교에서 벌어진 대규모 원주민 아동 학대와 학살에 관여한 '가톨릭의 죄'도 사죄했습니다.
끝까지 평화 바랐던 프란치스코 교황...'분단된' 한반도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진행 중인 전쟁 분쟁뿐만 아니라 휴전 상태인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직후 교황은 즉각적인 지지를 표했고요. 북한이 초대만 한다면 자신은 언제든지 갈 준비가 되어 있으니 초대해 달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이렇듯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많은 전쟁과 내전, 분단, 갈등 그리고 폭력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어린아이들을 포함해 가장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가 닿았습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세월호 유가족분들을 안아주었고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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