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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 '찰칵 찰칵'…놀라지 마세요, 챗GPT로 필기 중이랍니다

기사 내용으로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 기사 내용으로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최근 대학생들의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챗GPT로 온라인 강의에서 100점 맞는 비법을 공유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강의 영상 속 PPT를 캡처해 챗GPT에게 보여주면 된다', '핵심만 A4 1장 분량으로 요약해 달라 해 내면 100점'이라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수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한 대학의 산업디자인학과 A 교수는 요즘 필기하는 학생을 본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다 휴대전화로 '찰칵, 찰칵'하며 PPT와 칠판을 찍어간다. 그걸 챗GPT에게 정리해 달라 하면 필기 노트가 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중화된 2025년 1학기.

캠퍼스 풍경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챗GPT에게 영어 논문을 번역해 달라거나 자료 검색을 부탁하는 건 이미 구문이고, 리포트 대필 역시 기본이 됐습니다.

서울 한 사립대 공대 B 교수는 "'다른 방식으로 써줄까'라는 챗GPT의 마지막 말까지 그대로 '복붙'하는 학생도 있다"며 "챗GPT를 쓸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당당하게 손도 안 대는 느낌"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발표 PPT 역시 모두 챗GPT가 만들어줍니다.

"PPT는 자신 있다"던 복학생들의 푸념이 나올 정도입니다.

컴퓨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코드 짜기' 시험이 끝나면 "앞자리 학생이 AI 쓰는 걸 봤다"는 신고가 1∼2건씩 접수된다고 합니다.

작사는 물론, 작곡까지 AI에게 맡긴 음대생이 감점받은 사례도 교수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선 챗GPT 사용이 사실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이 큽니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학점 경쟁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고 합니다.

서울 한 사립대 영문과 3학년 조 모 씨는 "다들 AI를 쓰는 데 나만 안 쓰면 뒤처지는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유튜브에는 '챗GPT 사용 과제 5분 컷 완성', '교수님에게 챗GPT 안 들키는 법' 같은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교수들도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어떻게 잡아낼지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 어차피 쓴다"(A 교수)는 것입니다.

일부 학교에선 AI 사용을 표절로 간주하고 '탐지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효용이 크지 않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이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흐름도 있습니다.

한 국립대 신문방송학과 C 교수는 '챗GPT를 무제한 써도 좋다'는 지침을 학생들에게 내렸습니다.

C 교수는 "광고회사 같은 실무 현장에서는 오히려 'AI 잘 쓰는 학생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며 "챗GPT로 똑같은 과제를 시켜도 학생마다 퀄리티 차이가 나는 걸 보면, 결국 잘 활용하는 것도 실력인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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