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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부터 동선까지…드러나는 '일가족 살인사건' 계획범죄 정황

수법부터 동선까지…드러나는 '일가족 살인사건' 계획범죄 정황
▲ 일가족 5명 살해한 50대 가장 영장심사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그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살인 및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한 A 씨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그제(19일) 밝혔습니다.

앞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14일 밤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탄 식음료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목 졸라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범행을 마친 A 씨는 15일 오전 1시쯤 곧바로 승용차에 올라타 자신의 또 다른 거주지인 광주광역시 소재 오피스텔로 달아났습니다.

여러 정황상 A 씨가 수 시간 만에 가족 5명을 대상으로 범행을 마친 뒤 지체 없이 다음 장소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이는 A 씨가 범행 수법과 이후의 이동 경로 등을 사전에 상당 부분 계획해 뒀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우발적인 범죄의 경우 피의자가 범행 방식과 이후의 도주 경로 등을 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며 "이번 범행에 소요된 시간과 피의자의 동선 등을 보면 그가 범행 시의 행동 순서까지 미리 정해두고 실행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A 씨는 범행에 이용할 수면제 또한 일정 기간에 걸쳐 미리 준비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범행 당일 준비한 수면제를 식음료에 타 가족들에게 먹인 뒤 차례로 숨지게 했습니다.

범행에 수면제를 이용하는 점 또한 계획범죄를 꾸미는 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수면제를 준비하는 일뿐만 아니라 투약 방식, 상대방에게 범행을 들키지 않고 투약에 이르게 할 방법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피의자 1명이 5명의 가족을 대상으로 범행하는 상황에서 가족 중 누군가의 저항이나 신고로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인지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를 고려해 수면제를 이용,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의식을 잃게 만든 뒤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A 씨가 범행 시간대로 '한밤중'을 노린 점 또한 사전에 계획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각기 다른 나이대의 가족 구성원이 모두 집에 모여 취침하는 시간대를 기다렸다가 범행에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윤호 교수는 "일가족에게 수면제를 복용토록 해 잠들게 한다면 수면이 이뤄지는 밤 시간대가 더욱 자연스럽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특히 범행 장소가 아파트인 만큼 다른 주민이 신고에 나설 가능성까지 고려해 범행 시간대를 정한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과 같이 가장이 일가족을 살해하는 범죄의 경우, 가해자가 가족 구성원을 책임지기 위해 그들의 생사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가진 뒤 범행을 준비하는 사례가 상당수라고 설명합니다.

이웅혁 교수는 "A 씨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족을 해치는 것이 곧 그들을 위한 일이라는 왜곡된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홀로 이런 결정을 내린 이후에는 여러 상황을 가정해 보며 본격적으로 범행을 설계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4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사업을 하던 중 계약자들로부터 '사기 분양'으로 고소당해 엄청난 빚을 지고 민사 소송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며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는 없었다"고 범행 이유를 진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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