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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로마서 2차 핵협상…양국 모두 "진전" 평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미국 대통령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사진=AP, 연합뉴스)
▲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미국 대통령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과 이란이 현지시간 19일, 이탈리아에서 고위급 핵 협상 2차 회담을 열고 협상의 동력을 이어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각각 대표단을 이끌고, 로마 오만대사관에서 약 4시간 동안 비공개로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직·간접 논의에서 매우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습니다.

아락치 장관도 이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칙과 목표에서 더 나은 이해에 도달했다"며 "좋은 만남이었고, 협상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 측은 핵 문제 외에는 어떤 다른 사안도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이번 회담이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중재국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이제는 불가능했던 일도 가능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오만 외무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양측이 "이란이 제재 없이 평화적인 핵 에너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구속력 있는 합의를 위한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협상 형식에 대해서는 양측 설명이 엇갈렸습니다.

이란 측은 1차 회담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직접 대면 없이, 중재자인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간접 협상 방식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미국 측은 직접 논의와 간접 논의가 병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에 정통한 인사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각각 다른 방에 앉아 간접 협상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아락치 장관과 위트코프 특사 간의 직접 대화가 약 45분간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다음 협상 일정도 공개했습니다.

아락치 장관은 "오는 수요일(23일)부터 오만에서 전문가급 기술 협상이 시작되며, 토요일(26일)에는 오만에서 다시 만나 협상 초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양측은 지난 12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열린 1차 회담을 두고 "건설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입장 차이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특히 위트코프 특사는 당시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가 아닌 우라늄 농축 제한을 목표로 제시했다가 이를 번복하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는 엑스를 통해 "이란은 외교를 책임 있는 문제 해결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신중히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정치 고문인 알리 샴카니 해군 소장도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굴복이 아닌 균형 잡힌 합의를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핵 협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는 물론,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기 당시 기존 이란 핵 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바 있습니다.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대 압박' 정책을 다시 꺼내 들며, 이란 핵무기 생산 저지를 위한 새 협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줄곧 핵무기 개발 의혹을 부인하며, 관련 프로그램은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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