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교도소 내부 모습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의 테르니 교도소에 전국 교도소 최초로 '애정의 방'이 문을 열었다고 공영방송 라이 뉴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 방은 수감자들의 배우자나 연인이 면회를 왔을 때 사생활이 일부 보장된 공간입니다.
방에는 침대와 욕실까지 완비돼 있습니다.
다만, 안전상 문제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교도관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방문은 열어둬야 합니다.
이탈리아 교도소 최초의 '친밀한 면회'는 캄파니아 출신의 60대 수감자와 그의 연인 사이에서 이뤄졌습니다.
이들은 법적으로 부부는 아니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라는 점에서 면회가 허가됐습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월 헌법재판소가 수감자들이 외부에서 면회를 온 배우자 또는 오랜 연인과 사생활이 보장된 만남을 가질 권리를 인정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법무부는 수감자들이 침대와 욕실이 갖춰진 방에서 최대 2시간 동안 사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테르니 교도소는 이 지침을 전국 교도소 가운데 가장 먼저 이행했습니다.
현재는 하루 1건의 만남만 진행되고 있지만 하루 최대 3건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움브리아주 수감자 인권보호관인 주세페 카포리오는 테르니 교도소가 공간 확보부터 규정 수립, 감시 시스템 정비까지 짧은 시간 안에 해낸 것에 대해 "작은 기적"이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수감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최대한 비밀 유지가 필요하다"며 "수감자들의 요청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동등한 권리 보장을 위해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교도관 노조는 법무부 지침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교도관이 수감자의 사생활까지 지켜야 하느냐"며 "직업적 자긍심을 짓밟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유럽 일부 나라에는 이러한 형태의 면회가 이미 도입돼 있습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등 여러 유럽 국가들이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움브리아24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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