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 가운데 일부가 어제(17일) 신당 창당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취소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이 나온 날, 신당 필요성에 공감하며 창당을 허락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발단은 어제,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 중 한 명인 배의철 변호사의 깜짝 공지였습니다.
'윤어게인'이라는 신당을 창당한다며 오늘 오후 기자회견을 예고한 겁니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관여하진 않는다"고 했지만 논란이 일었고, 4시간여 만에 기자회견을 취소했습니다.
창당 추진 변호사들은 "청년들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가 돼주고자 했다"며, "오해와 억측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회견을 취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회견을 만류했다"고도 덧붙였는데,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직후 변호인단과의 만찬에선 창당을 허락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일부 변호사가 탄핵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청년 지지층에게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자 윤 전 대통령이 공감했고, 신당을 만들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창당 준비에 참여한 인사는 "윤 전 대통령 살리기가 아니라 청년들의 무대를 만들고자 한다"며 "창당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일부 대선 경선 주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과거로 놔드립시다. 그리고 우리는 미래로 갑시다.]
[이철우/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 절대로 '윤어게인' 그건 안 된다, 이 당에 뭉쳐서 정권 재창출, 정권 수호를 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이 이제 탈당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이를 두고 "잘못이 있다고 잘라내는 건 구태다", "시체에 난도질하는 짓이다",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같은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비윤계에서는 중도 표심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 측의 신당 창당이 차라리 당의 부담을 더는 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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