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실수로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가르시아의 아내가 남편 송환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미국 연방법원이 엘살바도르로 잘못 추방된 합법 체류자의 송환을 거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적법 절차의 외관조차 갖추지 않았다"며 강도 높게 질책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현지 시간 17일 버지니아주 제4순회 항소법원이 엘살바도르 국적의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를 미국으로 데려오라는 연방지방법원의 명령을 중지해달라는 법무부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비 윌킨슨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재판관 3명의 이름으로 작성한 7페이지 분량 명령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가르시아의 귀환을 지원하라는 법원 지시에 계속 저항하며 법치를 무시하고 있다고 꾸짖었습니다.
연방항소법원은 "정부는 주민들을 외국 감옥에 가두는 권리를 주장하며 우리 헌법 질서의 기반인 적법 절차의 외관조차 갖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외국 구금'을 '국내 송환'보다 더 우선하면 법치주의를 무법 상태로 후퇴시키고 미국인들이 다양한 견해와 신념을 갖고 항상 옹호한 가치도 훼손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방항소법원은 또, 가르시아가 갱단 구성원인지 아닌지는 현재 소송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 법원에 저항하는 상황도 언급하면서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전략"이라며 "법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폴라 시니스 메릴랜드주 연방지법판사는 지난달 미국 정부가 갱단 관련자로 몰아 추방한 가르시아를 미국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판결했으나 법무부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당시 시니스 판사는 "가르시아가 법적 근거 없이 체포됐고 정당성 없이 추방됐다"면서 그의 추방을 불법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미국에서 살던 가르시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15일 국제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 조직원 등 260여 명을 비행기 3대에 나눠 태워 강제 추방할 당시 함께 엘살바도르 테러범수용센터'로 보내졌습니다.
2019년 망명을 신청한 가르시아는 법적으로 보호받는 지위를 법원에서 얻어 메릴랜드주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했으나 이민세관단속국은 지난달 12일 그를 구금한 뒤 곧바로 추방했습니다.
미 당국은 그가 갱단 'MS-13'의 일원이었다고 주장했으나 가르시아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도 법원 제출 문서를 통해 가르시아가 '행정 오류'로 추방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시 자국으로 데려올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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