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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조미김' 최초 개발…김광중 삼해상사 창업주 별세

'한국형 조미김' 최초 개발…김광중 삼해상사 창업주 별세
▲ 김광중 삼해상사 창업주 

김에 기름과 소금을 발라 굽는 '한국형 조미김'

지금은 세계적인 인기 간식으로 떠오른 이 조미김을 처음 만든 김광중(金光重) ㈜삼해상사 창업주가 지난 9일 오후 5시 50분쯤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오늘(11일) 전했습니다.

향년 만 89세입니다.

1935년 6월 20일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선대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무역회사 영업 담당을 거쳐 1968년 서울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위탁 판매를 하는 삼해상사를 창업했습니다.

처음엔 김 위탁 판매를 하다가 차츰 공장과 창고를 사들여 비수기에 물량을 비축했고, 더 나아가 김 가공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조미김이라곤 일식집 등에서 술안주로 파는 '일본식 조미김'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일본식 조미김은 간장을 발라 굽는 탓에 기름을 발라 굽는 한국인의 식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선 여름엔 습기 탓에 김을 못 먹는 것으로 알고 있을 때였습니다.

고인은 1981년 일본에서 기계를 들여와 일본식 조미 김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냉랭한 시장 반응에 부딪혔습니다.

할 수 없이 마른 김 조각을 농심 라면 '너구리'에 넣기 위해 납품을 하는 한편, 일본에서 들여온 기계를 분해. 조립하길 되풀이한 끝에 1982년 5월 한국식으로 기름과 소금을 발라 굽는 조미김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형 조미김이 히트하자 유명 업체가 뛰어들어 시장이 과열됐습니다.

고인은 일단 조미김 가공 업체를 팔고 유통에만 주력하다가 수년 후 '명가김' 브랜드로 다시 조미김 제조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번엔 국내 시장 대신 수출과 주문 생산에 의존했습니다.

2005년 아들 김덕술 씨를 사장에 임명했고, 2018년 무역의 날에 7천만 달러 수출탑을 받는가 하면, 김 관련 특허 20여 건을 보유한 기업으로 키워냈습니다.

아들 김 씨도 김산업연합회를 설립하고 김 관련 국제식품규격(CODEX)을 만드는 등 가업을 이었고, 2022년에는 김 수출 6억 9천만 달러 달성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습니다.

고인이 만들어낸 '한국형 조미김'이 미국 등지에서 간식으로 인기를 끈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2019년 CJ제일제당에 기업 지분을 넘겼습니다.

아들 김 씨는 "김 시장 국제화 추세에 맞춰서 투자를 늘리려면 상장을 해야 했지만, (고인이) 상장할 경우 어민이 아니라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하니 대기업에 매각하는 게 낫겠다고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유족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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