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세 맞대응 카드로 "미국 영화 수입 줄일 것"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폭탄'에 맞대응 카드로 할리우드 영화 수입 축소를 내밀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오늘(10일) 중국 국가영화국은 이날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 대응과 관련해 문답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미국 영화 수입량을 적절히 줄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가영화국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관세를 함부로 부과하는 잘못된 행위는 국내 관객의 미국 영화에 대한 호감도를 더욱 낮출 것"이라며 "우리는 시장의 원칙과 관객의 선택을 존중해 이같이 조치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시장으로, 항상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고수하고 있으며 더 많은 국가의 우수한 영화를 도입해 시장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은 쿼터제를 통해 자국 내에서 상영되는 외국 영화 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는 점에서 중국 영화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워지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내 영화 흥행수입은 전년 대비 22.6% 감소한 425억 위안(8조 4,528억 원)이었습니다.

작년에 중국에서 개봉한 신작 수입 영화는 모두 93편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이 가운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작년 중국 흥행영화 9위에 올랐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1994년부터 1년에 미국 영화 10편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타이타닉', '아바타'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국내 영화가 더 인기를 끌면서 할리우드 영화의 인기는 시들해지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중국 역대 최고 흥행영화 순위 20위 안에서 수입 영화는 42억 5천만 위안(8,455억 원)의 매출을 올린 '어벤져스:엔드게임'(2019년) 1편뿐입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를 인용,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할리우드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하다는 점 등에서 이번 조치가 중국 입장에서는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는 방법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영화 수입 축소·금지는 앞서 관영언론을 통해 중국의 미국 관세 대응 조치 중 하나로 거론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