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한 지구대에서 경찰이 고소인의 머리 위로 주먹을 들어 올리는 모습.
지난해 9월 강원 춘천 한 지구대 경찰관이 택시에 무임 승차한 주취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물리력을 사용해 다치게 한 일로 피소된 가운데 경찰이 최근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화천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피소된 A 경감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A 경감과 같은 혐의로 함께 피소된 지구대 경찰관 2명에게도 같은 결정을 했습니다.
수사와는 별도로 사건을 검토한 강원경찰청 현장수사지원시스템 태스크포스(TF)팀은 '체포 과정에서 물리력 행사는 있었지만, 위법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는 내부 결론을 화천경찰서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A 경감 등 경찰관 3명은 지난해 9월 16일 0시 58분 춘천 한 지구대에서 B(65)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는 과정에서 그를 다치게 한 혐의로 같은 해 11월 피소됐습니다.
B 씨는 사건 전날 밤 지구대 인근 술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택시에 무임승차 한 일로 지구대에서 신원 조사를 받던 중 인적 사항을 적으라는 경찰 요구에 응하지 않아 체포 경고를 받았습니다.
이에 B 씨가 저항하자 A 경감 등은 B 씨 몸 위로 올라타 그를 제압했고, 이 과정에서 A 경감은 B 씨에게 종아리를 물리고 B 씨 역시 A 경감에게 머리 부위를 맞았습니다.
당시 B 씨 측은 고소장을 통해 "경찰들이 무임승차가 아닌 무전취식을 했다고 잘못 말했고, 이에 대해 부당함을 느낀 당사자가 항의하면서 인적 사항을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체포 역시 지구대에 도착한 지 불과 3분 40초 만에 이뤄진 일로 도망의 염려 등 체포 요건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제압 이후에도 A 경감이 B 씨 머리를 주먹으로 두 차례 때리며 목과 어깨, 등을 강하게 눌렀다"며 "B 씨가 억울함을 호소하자 목을 더 세게 누르며 이전부터 성치 않은 다리를 꺾는 등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A 경감은 "B 씨가 여러 차례 신원확인 절차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책상을 손으로 내려치거나 옷을 물었다"며 "정당한 제압이 폭행으로 둔갑해 30년 경찰 생활이 부정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B 씨는 지난해 11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공판이 진행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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