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늘(8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본격적으로 실적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 업황 회복 기대에 힘이 실리는 한편 미국 관세 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신중론도 함께 나옵니다.
오늘 삼성전자가 공시한 잠정 실적을 보면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0.15% 줄고, 전 분기보다는 1.69% 증가한 6조 6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4조 9천431억 원을 33.5% 상회하며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매출도 79조 원으로 작년 동기 및 전 분기보다 각각 9.84%, 4.24% 늘며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연초 S25 출시 효과와 함께 주력인 메모리 D램 출하량에서 예상보다 선방한 점이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중국 소비 촉진 정책 이구환신(以舊換新) 효과로 스마트폰, PC 등의 전방 IT 수요가 되살아나 메모리 사업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시행을 앞두고 메모리 출하가 급증한 점 등이 맞물려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전자는 오늘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을 5조 원 안팎,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을 5천억∼7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전사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DS부문 영업이익도 이보다는 높은 1조 원 안팎을 기록했을 가능성에 힘이 실립니다.
전 분기 DS부문 영업이익 2조 9천억 원보다는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당초 사업부 적자 가능성도 거론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방한 실적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가전을 제외한 전 사업부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4분기까지 증익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전방 IT 수요 침체가 길어지고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도 겹쳐 삼성전자는 작년 하반기 주력인 범용(레거시) 메모리에서 부진을 겪었습니다.
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를 포함한 비메모리 부문이 적자를 지속하고,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아직 실적 기여도가 낮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발 IT 수요 회복으로 고객사 메모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삼성전자 실적이 1분기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 2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1분기보다 개선된 6조 1천368억 원입니다.
특히 반도체 업계에서 메모리 업사이클(호황기) 신호탄으로 통하는 D램 가격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실적 회복 기대에 더욱 무게가 실립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3대 메모리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고객사와 채널 파트너사에 D램 일부 제품군의 가격 인상 계획을 통보했습니다.
삼성전자도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메모리칩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는 분위기는 포착되나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여파로 아직 실적 불확실성은 큰 상황입니다.
반도체는 일단 25% 상호관세 대상에서는 빠졌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대상 품목 관세를 조만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는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파탄적인 관세가 실행될 경우 하반기에는 수요 감소와 상반기 중 쌓인 재고로 이중 부담이 될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어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국면"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부문별 실적을 포함한 1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실적 선방에 '반도체의 봄' 성큼…관세는 리스크
입력 2025.04.0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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