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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76돌에도 '썰렁'…미국 관세 · 국방비 압박에 뒤숭숭

나토 76돌에도 '썰렁'…미국 관세 · 국방비 압박에 뒤숭숭
▲ 기자회견하는 나토 사무총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회의가 현지시간 4일 미국의 폭탄 관세와 국방비 증액 압박에 뒤숭숭한 분위기로 폐막했습니다.

나토 창설 76주년(4월 4일)에 맞춰 열린 회의였지만 '생일잔치'는 없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 나토 국방비 지출 가이드라인 기준을 현행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5%로 상향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전방위 위협을 고려할 때 '현실적 경로'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GDP 5%'를 언급하긴 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협상용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았습니다.

국방비 증액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현재 지출 수준을 고려하면 5%가 '비현실적 목표'라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을 포함한 나토 32개국 회원국의 국방비가 평균 2.71% 수준이고 32개국 중 9개국은 여전히 2% 미만입니다.

미국의 국방비 규모가 압도적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미국 역시 GDP 대비 국방비가 3.38%로, 5%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도 협상카드가 되리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었습니다.

이에 6월 네덜란드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실제로는 3∼3.5% 수준에서 지출 가이드라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은 미국 역시 5%를 이행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 고위 당국자가 관련 언급을 한 건 처음입니다.

그는 이날도 '미국도 5% 목표를 이행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물론이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나토 회원국들은 난감해했습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5%는 미국의 지출 비율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고 지금으로선 우리는 그 수치를 달성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자국을 포함한 유럽 회원국이 최근 잇따라 국방비 증액을 발표했지만 'GDP 3%'가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월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방비 가이드라인 논의 과정에서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동맹을 가리지 않은 미국의 무차별 '관세 폭격'도 회의장을 뒤덮었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의가 잇따르자 관세는 나토 현안이 아니며 안보와는 별개라고 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나 각국이 대미 관세와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게 되면 결국 미국이 원하는 국방비 증액도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은 EU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EU 27개국 중 23개국이 나토 회원국입니다.

회의에 초청된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과 유럽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파트너 간 무역전쟁을 한다면 우리의 적들이 이를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도 "한 세기 가까이 우리가 보지 못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을 두고는 이견만 재확인했습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러시아가 미국이 중재한 '부분 휴전' 이행을 의도적으로 지연한다고 비난했고, 일부 회원국은 '이행 데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비해 루비오 장관은 휴전 데드라인 등에 관한 언급 없이 "러시아가 평화에 진지한 지는 몇 달이 아니라 수주 안에 곧 알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다만 "러시아가 평화에 진지하지 않다면 우리의 입장을 재평가(reevaluate)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전쟁을 끝내려는 미국의 계획을 지지한다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최종 합의 도달 가능성에는 회의적이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나토 32개국이 이번 회의에서 유일하게 한 목소리를 낸 건 '인도·태평양과 협력 심화'였습니다.

올해로 4년 연속 한국·일본·뉴질랜드·호주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이 초청됐고, 한국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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