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장관은 탄핵심판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해 일방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지만, 허를 찌른 재판관 질문에 체포 목적을 사실상 '실토'하면서 탄핵 인용의 주요한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헌재는 오늘(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하면서 "피청구인은 군경을 투입해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이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해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헌재는 특히 "국방부 장관은 필요시 체포할 목적으로 국군방첩사령관에게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등 14명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며 "피청구인은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전화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윤 전 대통령이 필요시 체포할 목적으로 행해진 위치 확인 시도에 관여한 사실을 헌재가 인정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발언은 지난 1월 23일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이뤄진 김 전 장관 증인신문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은 주요 인사 체포 명단이 '동태 파악 목적'이었다는 김 전 장관의 앞선 증언에 의문을 표하며 "혹시 동정을 파악해서 포고령을 위반하면 체포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처음에는 "체포 기구 구성이 안 됐다"며 부인했으나 정 재판관이 재차 "체포 조건이 성숙되면 체포해야 한다는 취지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동정을 확인하다 위반 우려가 있으면 사전에 예방 차원에서 차단을 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면 그건 필요하면 체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느냐"고 답했습니다.
여건에 따라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어서 헌재가 체포 목적 관련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데 해당 증언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헌재는 나아가 이른바 '체포 명단'과 관련된 지시를 한 바 없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의 두 차례 통화에 대해 '국정원장을 잘 챙기라', '계엄과 무관하게 간첩 수사 업무와 관련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한 취지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헌재는 그러나 "피청구인이 첫 통화에서 '한두 시간 후 전화할 일이 생길지 모르니 대기하라'고 지시한 뒤 계엄 선포 직후 재차 전화한 점, 조태용 국정원장을 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에서 만났고 홍장원과 두 번째 통화 직후 조태용과 통화하기도 했는데 조태용에게는 아무런 특별한 지시가 없었다고 하는 점"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연락한 목적은 계엄 상황에서 방첩사에 부여된 임무와 관련된 특별한 용건을 전하고자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헌재는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의 지시 역시 "피청구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도했습니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포고령 1호'의 위헌·위법성과 관련해서도 김 전 장관의 증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포고령 1호에 일부 위법 소지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계엄에 필요한 형식으로 상징적 의미에 불과하다"며 실행을 위한 계획이나 의지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헌재는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다른 정황 증거에 더해 "김용현은 4차 변론기일에서 이 사건 포고령이 효력이 있으니까 실제로 집행하려고 했고,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증언한 점 등에 비춰 이를 믿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증인신문 과정에서 국회 측이 계엄 포고령의 집행 가능성이 없다고 봤는지 묻자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은)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주무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국회 측이 "효력이 있으니까 실제로 집행하려고 한 것이냐"고 묻자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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