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한 지진이 미얀마를 덮친 지 벌써 닷새째지만, 열악한 환경 탓에 구조에는 속도가 나질 않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기와 물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40도까지 치솟는 무더위를 간신히 견뎌내고 있는데요.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만달레이에 저희 취재진이 진입했는데, 먼저 한상우 기자 리포트부터 보시겠습니다.
<기자>
지진 발생 닷새째 미얀마 만달레이 시내는 시간이 멈춘 듯 지진이 강타한 순간 그대로입니다.
무너진 건물 잔해와 철근이 도로 한복판을 막고 있지만, 누구도 치울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쓰러지고 무너진 건물 반, 무너지기 직전 건물이 반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호텔 건물입니다.
지진이 나면서 이 건물에서만 5명이 숨지고 현재 6명이 매몰돼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안타까운 시간만 흐를 뿐입니다.
벽돌 더미를 파헤쳐 보지만, 열악한 장비로 구조는 더디기만 하고 희망의 불씨는 점점 희미해져 갑니다.
[만달레이 시민 : 안에 6명 남았대요. 5일 지났는데 어제부터 구조하기 시작했대요.]
우리 교민들도 집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고 외부와 단절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발전기로 간신히 전기를 얻어 버티고 있지만 사정이 언제 더 나빠질지 알 수 없습니다.
[조성현/만달레이 한인 교민회장 : (기름을) 조금씩 조금씩 어떻게 구해가지고 그걸로 발전기 돌리고 배터리에 충전해서 휴대전화 충전하고 그걸로 여유 있으면 냉장고도 쓰고 하고 있는 실정인데….]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건 식수입니다.
어렵게 구한 물을 줄을 서서 나눠 쓰지만, 순식간에 동이 났습니다.
[만달레이 시민 : (지금 뭐 하시는 건가요?) 물 받아 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마지/만달레이 시민 : (물 언제부터 안 나왔어요?) 한 사흘 됐어요.]
부상자를 치료할 병원은 이미 환자들로 꽉 차 있고 의약품 등 기본 물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언제 또 여진이 닥칠지 몰라 살아남은 주민들은 길거리에 나와 노숙을 하거나 운동장에 모여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륭·윤형,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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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피해 현장 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한상우 특파원, 그곳까지 가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피해 지역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저는 오늘(1일) 오후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만달레이 시내에 진입했습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구시가지에서는 제대로 서 있는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도시 전체가 말 그대로 폐허뿐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입니다.
가장 시급한 인명 구조에 대부분의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고 있는데, 그마저도 부족해 시간이 지나면서 안타까운 탄식만 늘고 있습니다.
부상자 치료도 시급하지만, 도시 기능이 마비돼 있다 보니 중환자 치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한낮에는 섭씨 4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계속되는 여진 공포 때문에 언제 집이 무너질지 몰라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는데, 사상자 규모도 제대로 파악이 되지를 않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얀마 군정은 사망자가 2천700여 명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곳에서 20km 떨어진 진앙지 사가잉의 경우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참상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반군이 활동하는 지역이다 보니 외부와의 접근이 거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곳 주민은 마을 건물 80%가 무너졌고 유치원도 붕괴돼 많은 아이들이 깔려 있지만 손쓸 수가 없다고 저희에게 알려오기도 했습니다.
또, 구조장비와 구호물자도 거의 닿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만달레이에 있는 우리 교민들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만달레이 교민 70여 명 중 집이 파손된 일부 교민들은 대피소로 지정된 한인 식당에서 잠시 머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숙소를 찾아서 모두 돌아간 상태입니다.
또, 다행히 우리 대사관에서 영사를 파견해 치약과 생수 같은 간단한 생필품은 전달된 상태입니다.
또, 미얀마 전역의 한인 교민들의 지원 활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몰라 교민들도 막막한 심정입니다.
(영상취재 : 하륭·윤형,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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