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된 소녀가 화장실에 접이식 침대를 들고 와 펴더니 그 위에 이불을 깔아 침실로 만듭니다.
한 켠에서는 전기냄비에 국수를 끓여 식사도 해결합니다.
중국 후난성 주저우시 가구점에서 영업직으로 일하는 19살 소녀의 보금자리, 바로 화장실입니다.
소녀의 월급은 약 54만 원, 최소 16만 원씩하는 주저우시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상사의 양해를 얻어 6제곱미터 남짓 회사 화장실을 한 달 1만 원에 임대했습니다.
[화장실 거주 소녀 (음성 더빙) : 제 예산은 월세 4만 원인데, 적당한 집을 못 찾으면 당분간 여기 살 겁니다. 적어도 출퇴근하기 가깝고, 씻기도 편하거든요.]
충칭에서 베이징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온 청년, 화장실을 개조한 6.6평방미터의 방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몸을 간신히 누일 정도의 공간이 전부지만, 원룸 평균 월세가 20만 원이 넘는 베이징에서 13만 원에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구직 청년 (음성 더빙) : 베이징에서 일하면서 비바람을 막을 수 있어서 좋죠. 저도 비교적 넓은 집에 살고 싶지만, 돈을 모아야죠.]
최근 집세를 아끼기 위해 화장실에서 생활하는 중국 청년들의 일상이 SNS에서 화제입니다.
대부분 일자리를 구하고 있거나, 직장을 찾았더라도 높은 임대료 부담에 화장실을 거처로 택한 사회초년생들입니다.
"현명한 선택", "청년들의 생존 전략"이라는 칭찬의 목소리와 함께, "실업난과 고물가가 낳은 현실"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올들어 중국 청년 실업률은 16%를 찍으며 두 달 연속 상승 중입니다.
사회초년생들이 취약계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자리와 주거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 : 권란,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김병직, 영상출처 : 더우인,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글로벌D리포트] "월세 1만 원"…화장실 사는 중국 사회초년생들
입력 2025.03.31 11:38
수정 2025.03.3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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