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 중인 모습
동유럽 발칸반도 국가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현지시간으로 어제(15일) 최소 10만 명이 운집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습니다.
세르비아 내무부는 시위대 규모를 최소 1만 7천 명으로 추산했고, 참여 인원을 자체 집계하는 민간단체는 27만 5천∼32만 5천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현지 독립 언론은 세르비아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시위대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폭죽을 터뜨리고 북을 치거나 부부젤라를 불면서 축제 분위기를 냈고,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을 겨냥해 "그는 끝났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베오그라드 주민들이 야외 난로와 음식을 제공하는 등 시위는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다만 베오그라드 교외에서 시위대를 향해 차량이 돌진해 3명이 다쳤고, 도심에서는 한 무리의 남성이 학생들을 공격하는 등 충돌과 폭력사태도 일어났습니다.
시위를 주도해 온 대학생들이 오후 7시 20분쯤 안전을 이유로 중단을 선언하면서 시위대는 해산했고 경찰은 야당 활동가 6명을 포함해 13명을 구금했습니다.
세르비아에서는 지난해 11월 제2 도시 노비사드의 기차역에서 중국 국영기업 컨소시엄이 보수한 콘크리트 건축물이 무너져 시민 10여 명이 숨지는 사고를 계기로 부정부패와 정부의 실정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4개월 넘게 계속된 시위는 최근에는 부치치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농촌 지역으로까지 확산하며 세를 불려 왔습니다.
이번 베오그라드 시위에는 환경 보호 현수막을 흔드는 이들부터 코소보의 반환을 요구하는 이들까지 좌우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한데 모였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2014∼2017년 총리를 지낸데 이어 2017년 대선 이후 현재까지 대통령으로 집권 중인 부치치 대통령은 사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는 방송 연설에서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나는 세르비아의 대통령이고, 거리의 목소리가 나라를 지배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시위를 앞두고는 축구 훌리건이나 사설 폭력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의회와 대통령궁 주변에서 야영하는 모습이 포착돼, 부치치 대통령이 폭력 사태를 유도하기 위해 이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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