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허제 해제 이후 매매가격이 상승한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전경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영향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추이를 지역별로 세분화해 모니터링하기로 했습니다.
강남 3구는 물론, 강동구를 포함한 동남권,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별 거래를 파악해 토허제 해제가 가계대출 수요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6일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 추이 등을 지역별로 세분화해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며 "주간 단위로 살피는 등 시기도 더 촘촘하게 보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으로부터 가계대출 신청·승인 건수와 규모 등을 제출받아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이를 강남 3구와 마·용·성 등 주요 거래 지역별로 나눠 살펴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토허제 완화 이후 서울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 3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2018년 이래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토허제가 해제된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중심으로 치솟은 집값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는 조짐마저 보입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하락세도 멈춰 섰습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2월부터 강남 지역 가격 상승이 크게 나오고 거래량도 많아졌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가계대출에 1~2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이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세 가능성에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4조 3천억 원 불어나는 등 연초 뒷걸음쳤던 가계부채가 다시 자극받는 듯한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토허제 규제 완화에 신학기 이사 수요,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금융당국 안팎의 분석입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주택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될 경우 즉시 토허제 재지정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입니다.
다만 최근의 가계대출 동향에 토허제 규제 완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달 가계대출 증가세도 지난달만큼 가파르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3일 이달 가계대출 추이와 관련해 "2월보다는 횡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렇게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도 "주요 시중은행이 여전히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있고,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 방지를 위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제한 등도 유지하고 있다"며 "촘촘하게 그물망을 쳐놓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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