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서부 휩쓴 '괴물' 토네이도·폭풍우에 최소 26명 사망

미국 중서부와 남부를 휩쓴 강력한 토네이도와 국지성 돌풍으로 하루 사이에 최소 26명이 숨졌습니다.

현지 시간 15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간밤 미주리주에 토네이도가 강타하면서 최소 12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피해가 집중된 미주리주 버틀러 카운티의 검시관 짐 에이커스는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주택에서 사망자 1명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해당 주택에 대해 "더 이상 집이라고 할 수 없는 곳이었고, 바닥이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고 묘사했습니다.

미주리주 웨인 카운티의 주민 다코타 헨더슨은 간밤에 토네이도가 몰아친 이 마을의 한 주택 잔해들 사이에서 5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칸소주 당국은 밤새 폭풍우로 인해 한 카운티에서 3명이 사망하고 8개 카운티에서 29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텍사스주 서북부 팬핸들 지역의 애머릴로에서는 모래폭풍이 몰아치면서 시야를 가린 탓에 도로에서 잇달아 교통사고가 발생, 3명이 숨졌습니다.

캔자스 고속도로 순찰대는 이날 셔먼 카운티의 주(州) 간 고속도로에 모래폭풍이 덮치면서 50여 대의 차량이 충돌해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지난 하루 사이 미국 4개 주에서 악천후로 숨진 희생자는 최소 26명으로 늘었습니다.

오클라호마주에서는 허리케인급 강풍에 44개 카운티에서 총 130여 건의 산불이 동시 다발해 주택 약 300채를 포함해 689㎢ 면적을 태웠습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오클라호마주 경찰은 바람이 너무 강해서 여러 대의 트랙터 트레일러가 쓰러졌을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대형 트럭 운전사 찰스 대니얼은 "정말 끔찍하다"며 "공기 중에 모래와 흙먼지가 많아서 주행 속도를 높이지 않고 있다. 더 세게 달렸다가 트럭이 쓰러질까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텍사스 팬핸들 지역의 로버츠 카운티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85㎢를 태웠습니다.

폭풍우와 화재 등으로 전신주와 전선 등 설비가 파손되면서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인디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에서 총 20만여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미 기상청(NWS) 산하 폭풍예보센터는 빠르게 움직이는 폭풍우 저기압이 주말 사이에 더 강하게 발달하면서 곳곳에서 다수의 심각한 토네이도와 야구공만 한 크기의 우박을 동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 중서부와 동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허리케인급을 넘어서는 시속 160㎞의 돌풍이 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앨라배마주와 미시시피주에는 가장 높은 등급의 뇌우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CNN은 이 뇌우 경보가 지난해 5월 이후 발령된 첫 고위험 뇌우 경보라고 전했습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에서 3월에 이런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나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그 규모와 강도가 특히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클라호마주 노먼에 있는 폭풍예보센터의 빌 번팅은 "이번 폭풍이 매우 넓은 지역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언론은 짧은 시간 동안 큰 피해를 낸 이번 폭풍우를 '괴물' 폭풍우라고 표현했습니다.

아칸소와 조지아 주지사는 지속되는 기상 경보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