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스키 진열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유탄을 맞은 미국 주류 제조·유통업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일부 업체가 다음 달 1일 유럽연합(EU)의 관세 발효를 앞두고 타격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물량을 EU 시장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주류업체 코발 측은 "우리가 유럽 시장에 계속 남고 싶다는 점을 이해시키기 위해 해외 유통사들과 협력해왔다"면서 "(관세) 폭풍을 견디기 위해 더 많은 제품을 (EU 시장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한 맞대응으로 미국산 위스키 등에 대해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관세가 즉각 폐지되지 않으면 미국은 곧바로 프랑스와 다른 EU 국가에서 나온 모든 와인·샴페인·알코올 제품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반격했습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케네스 셰이 애널리스트는 잭다니엘 위스키 제조사인 브라운-포맨의 경우 순 매출에서 EU 시장 비중이 20% 정도인 만큼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브라운-포맨은 미국과 EU가 관세 발효 전 합의에 이르기를 바란다면서도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주류업계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관세 타격을 입은 바 있습니다.
리서치업체 IWSR 자료를 보면 당시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주류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그 여파로 2021년 미국산 주류의 EU 수출은 2018년 대비 20% 급감했습니다.
당시 브라운-포맨은 관세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고 관세 비용을 떠안았다가 연간 8천만 달러(약 1천164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실적 압박을 받았습니다.
중소 주류업체인 브루브라더스 측은 "50% 관세 부과 시 애초에 (시장 경쟁) 가능성이 거의 없다. EU 시장에서의 판매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한 가닥 희망이 있다면, EU 회원국이 아닌 영국은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EU산 와인을 유통하는 미국 수입업자들도 관세 여파에 따른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와인무역협회에 따르면 EU산 와인을 수입·유통하는 미국 업체는 4천 곳에 이릅니다.
와인 수입업체 볼러와인 관계자는 우선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겠지만 수요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관세가 장기화하면 직원을 대규모로 해고하고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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