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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 트럼프에 "핵무기 우리 땅에 배치해달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사진=AP, 연합뉴스)
▲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러시아 견제를 위해 미국의 핵무기를 폴란드에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F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서유럽이나 미국 내에 보관하고 있는 핵탄두들을 폴란드로 재배치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면서 미국 핵무기의 폴란드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키스 켈로그 미국 특사와도 이러한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경은 1999년에 이미 동쪽으로 이동했고, 26년이 지난 지금 나토의 기반 시설 역시 동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내가 봤을 때 이는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나는 (핵무기 재배치를 할) 때가 왔을 뿐 아니라 이미 그 무기들이 여기에 있었다면 더 안전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핵무기 재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전략핵무기를 폴란드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로 재배치하기로 결정한 일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는 "러시아는 자신들의 핵무기를 벨라루스로 재배치하는 것에 있어서 전혀 망설이지도 않았다. 그 누구의 허락도 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서유럽에 비해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폴란드에 미국의 핵무기를 배치해 달라는 요구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매우 도발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이는 최근 폴란드를 비롯한 인근 국가들 사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 결과 군사력을 강화해 앞으로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FT는 짚었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달 초 제안했던 '프랑스 핵우산론'도 더 나은 방어를 제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족주의 우파 성향인 두다 대통령은 유럽 내 몇 안 되는 '친트럼프' 지도자로 꼽힙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 간에 벌어졌던 이른바 '엑스(X·옛 트위터) 설전'에 대해서 머스크 CEO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시코르스키 장관이 X를 통해 머스크 CEO의 '우크라이나 스타링크 (스페이스 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통신망 차단 위협'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던 것을 두고 두다 대통령은 시코르스키 장관이 "완전히 불필요한" 개입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행정부와 트위터로 사안을 논의하지 않는다. 이는 외교적 통로를 통해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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