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정부 "TSMC 미국 공장, '한 단계 뒤처진 기술' 규정 적용"

타이완 정부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TSMC의 미국 공장에 '한 단계 뒤처진 기술' 규정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오늘(13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타이완언론에 따르면 류징칭 타이완 국가발전위원회(NDC) 주임위원(장관급)은 전날 입법원(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TSMC의 1천억 달러(약 145조 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류 주임위원은 타이완 기업이 첨단 공정(N)은 타이완에서, 한 세대 낮은 공정(N-1)은 외국에 세운 공장에서 운영하는 'N-1' 규정을 TSMC의 미국 투자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부는 '최신 기술이 건너가지 않는다',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건너가게 하지 않는다', '국가안보가 우선이다'라는 3대 원칙을 끝까지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줘룽타이 타이완 행정원장(총리 격)도 "만약 국가 안보를 위반하면,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산업계 간 여러 차례 소통 과정에서 처음 언급한 부분이 'N-1' 관련 규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의 우청원 주임위원 역시 TSMC가 '미국의 TSMC(ASMC)'로 변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경제부 관계자는 TSMC의 최첨단 2㎚(나노미터·10억 분의 1m) 반도체가 타이완에서 시험생산을 마치고 올해 양산에 들어가며 미국에서 2 나노 제품 생산은 2028년께 이뤄질 예정이므로 타이완보다 최소한 48개월 이상 늦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2028년쯤 타이완에서는 1.4 나노와 1 나노 생산을 추진할 예정으로 여전히 N-1 관련 규정에 부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타이완 언론은 타이완 전문가들을 인용해 TSMC가 인텔의 공장을 운영할 합작 회사와 관련해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 등 미국 주요 업체들에 지분 투자를 제안한 것에 대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우려가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TSMC의 1천억 달러 대미 투자는 전채요리에 불과하고 합작회사가 주요리라며 합작회사를 통해 TSMC의 수율 관리에 대한 중요한 노하우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측은 인텔이 1.8 나노 공정(18A)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량의 칩을 미국 군수업체에 제공할 수 있는 안정적 공급업체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TSMC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