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등 공익자금을 쇼핑과 상품권 '깡' 등에 사적 유용하거나 우회 증여 수단으로 쓴 공익법인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공익법인이란 종교, 사회복지, 의료, 교육, 문화 등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익사업을 영위하는 비영리법인 등으로 종교단체, 사회복지법인, 의료법인, 학교·유치원, 장학재단 등이 포함됩니다.
세법에서는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에 증여세를 면제하는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이런 혜택이 취지대로 쓰이도록 일정한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전담 부서인 공익중소법인지원팀에서 공익법인의 세법상 의무 위반 여부를 검증한 결과 지난해 324개 법인을 적발해 증여세 등 250억 원을 추징했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기부금 등 공익자금을 '내 돈'처럼 사적 유용하는 법인이 포함됐습니다.
공익법인 A는 상품권 수십억 원을 법인 신용카드로 구입 후 상품권 할인 판매 방식으로 현금화해 이사장의 개인 계좌로 공익법인 자금을 유출했습니다.
법인카드에서는 귀금속점에서의 고가의 물건을 사들인 내역도 발견됐습니다.
또 다른 공익법인은 직원을 채용해 출연자의 가사일, 토지관리 등을 시키고 업무용 승용차를 법인 관련 학교 총장의 자녀에게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국세청은 이처럼 공익자금을 사적 유용한 법인들에 3억 3천만 원을 추징했습니다.
부당내부거래 등을 통해 공익자금을 우회 증여하는 사례도 다수 적발돼 9억 8천만 원을 추징했습니다.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을 출연자의 특수관계인에게 무상 또는 저가로 임대하는 경우, 해당 재산을 공익 목적 외에 사용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매깁니다.
공익법인 B는 기준시가 수백억 원 상당의 토지를 장학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출연자의 특수관계법인에 사실상 무상으로 임대하고 그 외 출연받은 토지는 출연 이후 3년 이내 직접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방치했습니다.
또 다른 C 공익법인은 기부금 등 출연받은 재산으로 고가 주상복합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공익법인이 아파트 등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 이를 임대 등 수익사업에 사용하고 발생하는 운용소득(임대료 등)을 공익 목적으로 지출해야 하나 C 공익법인은 이를 출연자와 그 가족에게 무상으로 임대해 편익을 제공했습니다.
그 밖에도 출연자의 집안이 이사장직을 세습하는 학교법인, 근무하지 않은 전 이사장(출연자의 증손자)에게 매월 1천만 원 이상, 수년간 '억'대의 허위 급여를 지급한 법인도 덜미가 잡혔습니다.
한 대기업 산하 문화재단은 계열사인 건설업체가 아파트 주민 시설에 제공할 수억 원 상당의 도서를 기부 명목으로 대신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기타 상속·증여세법상 의무 위반으로 236억 9천만 원이 추징됐습니다.
공익법인 출연자의 특수관계인이 임직원으로 일하거나 출연재산과 운용소득을 공익 목적에 쓰지 않고 출연재산보고서 등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국세청은 공익자금을 사유화하거나 계열 기업 지원에 이용하는 등 탈법적 행위를 하는 불성실 공익법인에 엄정 대응할 방침입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특히 회계 부정이나 사적 유용이 확인된 공익법인의 경우 3년 누적 사후 관리를 지속해 의무 사항 준수 여부를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부금으로 고가 아파트, 상품권 '깡'…공익법인 324곳 적발
입력 2025.03.1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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