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군 지휘부는 사고가 난 지 1시간 반이 넘게 지나도록 폭탄이 민가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몰랐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사고를 낸 조종사들은 비행 중에 폭탄이 비정상적으로 투하된 사실을 보고했던 걸로 확인됐는데, 공군이 적시에 상황을 파악하고 전파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오폭 사고 20분 만인 어제(6일) 오전 10시 24분, 합동참모본부에 '이상 폭발'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사고 36분 만인 10시 40분, 김선호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39분 만인 10시 43분에야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때까지도 '이상 폭발', '잘못된 낙탄'이라고만 전파됐을 뿐 전투기의 민가 오폭이라는 내용은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와 합참이 전투기의 민가 오폭을 확인한 건 사고 1시간 반도 더 지난, 오전 11시 반 이후로 알려졌습니다.
군 지휘부가 사고의 진상을 모르는 상황에서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의 실사격은 오폭 이후 오전 10시 반까지 계속 진행됐습니다.
전차, 자주포 등 지상무기들의 실사격, 그리고 전투기들의 폭격도 2번 더 실시 됐습니다.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들은 공군이 적시에 상황 파악과 전파를 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오폭 사고를 낸 전투기 조종사들은 폭탄 비정상 투하 사실을 비행 중 군산기지에 보고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조종사들의 보고는 늦지 않았다"며 "다만, 민가 오폭을 인지하지 못했는지 비정상 투하라고만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민가 오폭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공군이 내부적으로 시간을 끈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국방부는 오늘 공군과 육군의 사고조사위를 총괄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렸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을 본부장으로 국방부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조사와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 등….]
사고대책본부는 조종사들의 진술과 전투기 음성기록장치, 비행기록장치뿐 아니라 공군 본부와 작전사령부, 군산기지의 상황 전파 기록 등을 확보해 보고 과정의 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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