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돌무더기로 변한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촌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곳을 미국이 차지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차피 더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라는 게 명분입니다.
그런데 그 폐허 한복판 무너진 집터에서 마잘라위 씨는 1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마잘라위/가자 자발리야 난민촌 주민: 가족들이 분명히 이 아래 있습니다. 이건 옷들이고, 이건 침대고, 이건 휴대품들이고, 이건 바지고...]
일가족이 모여 살던 4층짜리 집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지면서 마잘라위 씨는 가족 17명을 잃었습니다.
맨손으로 돌무더기를 뒤져 시신 11구를 찾았지만, 1층에 있던 6명은 여전히 돌 더미 아래 묻혀 있습니다.
[마잘라위/가자 자발리야 난민촌 주민: 저는 여기서 자고 시신들은 벽 너머에 있습니다. 시신들과 함께 자는 셈입니다.]
시신을 수습해 장례라도 치르기 위해 마잘라위 씨는 거의 매일 관청을 찾아갑니다.
[마흐무드 아위다/자경대원: 선생님과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린 불도저도 없고 다른 장비도 없어서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주민들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고 가자 지구에 휴양지를 건설하겠다는 트럼프의 계획에 다급해진 아랍 정상들은 최근 정상회의를 열었습니다.
5년 간 77조 원을 들여 직접 가자지구를 재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같은 돈 많은 나라들은 정상회의조차 불참했습니다.
첨예하게 엇갈리는 각국의 이해 때문에 실현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스라엘과 전쟁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선 4만 8천여 명이 숨졌습니다.
돌 더미 아래 주검들을 갈아 엎고 환락의 도시를 짓기 위한 트럼프의 불도저가 언제 갑자기 밀어닥칠지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취재: 김영아, 영상편집: 김종태,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글로벌D리포트] 1년 넘게 시신 옆에서…"죽어도 못 떠나"
입력 2025.03.07 16:24
수정 2025.03.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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