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가는 물류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운하를 지나는 항로를 주로 이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23년 말부터 이란과 가까운 예멘 반군이 홍해에서 상선들을 공격하면서 이걸 피해서 돌아서 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운항시간이 길어져 물류비가 크게 늘다 보니 대안을 찾고 있었는데 이때 떠오른 게 북극항로입니다. 북극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길로 수에즈운하 경유보다 훨씬 짧아서 운항하는 기간도 열흘쯤 줄어드는데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산의 지역 현안인 이 문제를 논의하러 박형준 부산시장을 찾았는데 둘 사이 신경전이 불거졌습니다.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산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났습니다.
회동은 덕담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재명/민주당 대표 : 시장님이 계시니까 (언론이 많네요.)]
[박형준/부산시장 : 대표님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거죠.]
하지만 이내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이 대표는 사전 약속대로 북극항로 문제만 논의하자고 했지만, 박 시장은 부산을 물류·금융 특구로 유치하는 특별법 제정과 산업은행 이전 논의가 더 시급하다고 맞섰습니다.
[박형준/부산시장 : 북극항로 문제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 가운데 중요한 문제에 속합니다.]
[이재명/민주당 대표 : 저는 이게 (북극항로 문제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비공개 회담이 끝난 뒤엔 격한 뒷말이 오갔습니다.
박 시장은 이 대표가 특별법이나 산업은행 이전은 언급하지 않고, 북극항로 얘기만 했다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했고, 민주당은 부산시가 먼저 이 대표 면담을 요청해 놓고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의제를 꺼내 들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박형준/부산시장 : 냉담하게 대응을 했다는 것은 저를 무시했다는 생각을 넘어서 우리 부산 시민들을 냉대했다는 생각을 저는 하게 됩니다.]
[조승래/민주당 수석대변인 : 저희 당이 부산에 대해 애정이 없다거나 그렇게 폄훼하시는 건 조금은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 대표는 회동 결과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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