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2위의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자, 일부 제휴업체들이 홈플러스 상품권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당국은 티몬·위메프 사태 때처럼 거래업체들의 피해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빵집입니다.
홈플러스 상품권으로 제품 구매가 가능했는데, 이젠 결제단말기에서 인식이 안 됩니다.
[프랜차이즈 빵집 점주 : 요렇게 하면 나왔거든요. 자기가 알아서 넘어가. 근데 지금은 안 넘어가.]
홈플러스와 상품권 사용 제휴를 맺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혹시 대금 변제를 못 받을까 봐, 미리 사용을 막은 겁니다.
[프랜차이즈 빵집 점주 : 저희 (본사) 담당이 전화가 왔어요. 홈플러스 상품권 받지 말라고. 그래서 저희 안 받아서 이렇게 붙여서 알바생 하고 저희 직원한테 전달했죠.]
홈플러스와 제휴한 상품권 사용처는 30여 곳인데, 영화관과 음식점, 면세점 등 상당수 업체가 상품권을 거부하고 나섰습니다.
홈플러스는 이렇게 외부에서 쓰이는 상품권은 전체 발행규모의 4% 수준이고 충실히 변제할 예정이라며, 과거 할인쿠폰을 남발했다 휴짓조각이 돼 버렸던 이른바 티메프 사태와는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대금정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언급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파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복현/금융감독원장 : 일부 거래업체의 대금정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저희가 주시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같은 금융자본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자본을 지배해 온 관행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사모펀드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최소 2조 7천억 원가량을 차입했는데, 이를 벌충하기 위해 알짜 점포를 잇달아 매각하며 스스로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또 지난달에만 6개월 미만 단기사채와 어음을 290억 원어치 발행한 것으로 알려져, 회생절차 신청 직전까지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이예솔·전유근,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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