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 연설을 했는데요, 대미 수출이 많은 우리를 겨냥한 내용들이 포함됐습니다.
구체적 근거 없이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면서 관세 폭탄을 예고했고,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는 듯한 말도 했습니다.
'미국에게 한국은 안보와 무역에서 손해보는 나라'라는 인식이 확고하다는 걸 드러낸 겁니다.
100분간 '미국 우선' 천명한 트럼프

연설 내용도 양당 지지자들을 아우르는 통합의 메시지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오로지 공화당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에 집중했습니다.
청중석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여러 번 트럼프의 호명을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했습니다.
'최고 실세'는 머스크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야외 연설도중 총격 암살 시도를 극적으로 모면한 뒤 외친 구호입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신속히 의사당을 빠져나갔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가장 당파적인 연설"이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한국 관세, 미국보다 4배 높다"
미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나라를 열거하다가 한국을 지목한 뒤 '미국은 군사적인 도움을 주는데, 한국의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한 겁니다.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 생각해봐라. 4배나 높다.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방도 적국도 이렇게 하고 있다"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관세가 높다는 주장의 근거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교역) 시스템은 미국에 공정하지 않고 한 번도 공정했던 적이 없다"면서 오는 4월 2일 상호관세를 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상호관세는 다른 나라가 미국에 적용한 관세와 기타 미국이 보기에 불공정한 무역장벽을 해당 국가에 그대로 돌려주겠다는 구상입니다.

이 (교역) 시스템은 미국에 공정하지 않으며 결코 공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4월 2일을, 4월 1일로 하고 싶었지만 만우절이라는 비난을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중략) 4월 2일, 상호 관세가 발효되면 다른 국가들도 관세를 부과할 것입니다. 그것은 앞뒤로 상호작용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세금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들에게 부과할 것입니다.
정부 "사실과 다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 보도자료를 냈는데요, 한국은 2007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미 수입품에 대한 실효 관세율(환급을 고려하지 않은 세율)은 0.79% 수준으로, 환급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다만, 한국의 최혜국대우 관세율은 13.4%로 미국 3.3%의 4배 수준으로 높은데요, 이는 양자협정이 없는 WTO 회원국에 적용하는 세율이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에 적용하는 '한미 FTA 협정세율'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4배 관세'는 '최혜국대우 관세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착오나 오해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트럼프 주장이 사실상 억지에 불과하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도 "현지 대사관과 최근 구축한 다양한 실무 협의체 채널, 방미 예정인 통상교섭본부장 등 고위급 접촉 등을 통해 한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거의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오해를 불식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의 근거를 밝히지 않은 만큼,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의도가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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