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북성초등학교
서울 서대문구 소재 북성초등학교가 학기 시작을 나흘 앞두고 건물 안전등급 문제로 개학 연기를 통보하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오늘(5일) 이 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북성초는 전날 오후 7시 체육관에서 '개학 연기에 대한 2차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3일 1차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합반을 통해 학급 수를 줄이고 일반 교실을 확보해 개학을 앞당기거나, 안전이 걱정되니 자녀들을 인근 학교로 전학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등 요구사항을 전달했지만 학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입니다.
2차 설명회에서도 4시간이 넘도록 입씨름을 벌인 끝에 학교 측은 1학기만 학급 수를 줄여 운영하거나 특별 교실을 일반 교실로 사용해 조기 개학하는 안을 학부모 투표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개학일은 3월 10일이나 12일로 앞당길 방침입니다.
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선 논의 과정에서 학교와 교육당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첫 설명회 이후 지역 온라인 맘카페에는 학생·학부모를 고려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설명회에선 학부모들의 요구에 "권한이 없다"는 답이 이어져 원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학교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부모들에게 지금은 재난상태"라며 "하지만 학교나 교육청은 상황에 맞는 대책을 세우려 하지 않는 것 같다"며 호소했습니다.
학교 측은 지난달 28일 오후 5시 40분쯤 학부모들에게 개학을 3월 4일에서 4월 11일로 연기한다고 안내했습니다.
시설 안전 점검에서 학교 건물 3개 동 중 1개 동이 'D등급'을 받을 상황에 놓이면서입니다.
정밀 점검을 한 업체는 지난주 중간보고에서 해당 건물의 안전 등급이 D등급 이하일 것이란 의견을 냈고, 교육청과 학교는 임시 모듈러 교실 설치 기간 등을 고려해 개학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개학은 다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지만, 갑작스러운 연기 결정에 맞벌이 부부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앞서 맘카페에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휴직을 고려한다거나,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공부방을 알려달라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4학년 딸을 둔 김 모(43) 씨는 "맞벌이 부부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라며 "우리 아이는 운이 좋게 '우리동네키움센터'에 다니고 있는데 키움센터 등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가정은 개학이 늦춰지면 '학원 뺑뺑이'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학원에서는 '교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 빠르게 특강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사진=북성초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댓글 아이콘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