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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빼고 신청한 구속영장 기각에 전북경찰…"급해서 그랬다"

'사유' 빼고 신청한 구속영장 기각에 전북경찰…"급해서 그랬다"
중학생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계부에 대한 구속영장이 서류 미비 탓에 법원에서 기각된 것과 관련해 전북경찰청은 오늘(4일) "빨리하려다 보니 급해서 그랬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북경찰청은 오늘 사건 이후 처음 낸 입장을 통해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이후에 범죄의 중대성,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처음 신청했지만 기각됐다"며 "이후 추가 수사에서 신속한 구속 필요성이 확인돼 영장을 빨리 신청하려다 보니 일부를 누락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계부 A(40)씨는 익산시 자택에서 중학생 아들 B(16)군의 행실을 꾸짖다가 머리를 여러 차례 때렸습니다.

B군은 이 폭행으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도망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되자, 재차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형사소송법 제201조 5항을 어겨 또다시 피의자 구속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 조항은 동일한 범죄 사실에서 그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한 사실이 있을 때는 재신청 취지와 사유를 기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경찰이 기본적인 법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방식 위반'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사유로 사건 처리를 지체한 셈입니다.

경찰은 3번째 시도 만에 최근 A씨를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으나 이례적인 이번 영장 신청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져 두고두고 회자했습니다.

전북경찰청은 다만 이 일로 담당 부서나 수사관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은 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북경찰청은 "이 사안은 빠른 구속의 필요성으로 적극적인 업무처리 중에 발생한 사례"라면서 "수사관을 상대로 징계는 하지 않고 교양만 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전북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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