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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상화폐 전략비축'에 뒷말…"세금으로 자기 재산 불리나"

트럼프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전략 비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에 대해 의심쩍어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일(한국시간) 미국 정부가 납세자들이 낸 혈세로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다면 일부 '큰손'들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취임 전부터 미국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가상자산 전략 비축 추진을 지시했습니다.

가상자산 전략 비축은 정부가 범죄자들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정부 예산으로도 신규 구매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정부가 비축할 대상으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가 지목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가상화폐 시장은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8만 달러(약 1억2천만 원)선까지 붕괴했던 비트코인은 9만5천 달러 선까지 반등했습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환호했지만, 일부에선 내부자 거래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습니다.

미국이 가상화폐에 투자할 경우 시가총액 1·2위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더라도,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까지 비축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일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백악관이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 비축을 발표한 배경으로 행정부의 인공지능(AI)·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는 차르로 임명된 데이비드 색스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가상화폐 투자 목록이 색스가 행정부 합류 전에 투자했던 가상화폐 펀드 구성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색스는 가상화폐 자산을 모두 처분해 이해 충돌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한 상태입니다.

특히 최근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하이퍼리퀴드에서 익명의 큰손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고배율 베팅을 해 700만 달러(약 102억 원)의 수익을 챙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악관 내부자의 거래가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들도 가상화폐 업계와 관련이 있다는 점도 시장의 의구심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차남인 주니어와 에릭은 암호화폐 플랫폼 업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운영업체는 최대 2억5천만 달러(약 3천645억 원)를 가상화폐를 포함한 자산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가상화폐 시장을 부양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자산도 늘어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가상화폐 투자업체 캐슬아일랜드 벤처스의 닉 카터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자는 여전히 미국인 중 소수에 불과하다"며 "가상화폐 전략비축 조치는 일반인들에겐 자기 이익을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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