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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에 반도체 생산마저 둔화…연초부터 저성장 그림자

내수 침체에 반도체 생산마저 둔화…연초부터 저성장 그림자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생산 증가세마저 둔화하면서 연초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큰 폭으로 고꾸라졌습니다.

여기에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산재해있어 1% 수준 저성장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통계청이 오늘(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소비·투자·경기지수 등 대부분 지표가 줄줄이 뒷걸음질 쳤습니다.

전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2.7% 감소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2월 (-2.9%)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여기에는 작년 12월 생산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조업일수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반도체 생산 증가세 둔화 역시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 정부 측 설명입니다.

1월 반도체 생산은 전달보다 0.1% 늘어나면서 사실상 제자리걸음 했습니다.

작년 9월 0.7% 감소한 뒤로 가장 저조한 실적입니다.

작년 수출 호조세를 주도했던 반도체 생산은 최근 증가세가 둔화하는 흐름입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96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 감소하면서 1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2월 전체 수출은 1%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투자가 줄면서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14.2% 감소했습니다.

역시 코로나19 때였던 2020년 10월(-16.7%) 이후 최대 낙폭입니다.

장기 부진을 겪고 있는 소비는 12·3 계엄 사태 이후 빙하기에 들어갔습니다.

1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8% 감소하면서 작년 5월(-0.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전년 동월 비로는 제자리걸음(0.0%) 하면서 2023년 12월 이후 1년 2개월째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설 임시공휴일 지정까지 동원했지만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지표들이 줄줄이 '잿빛'을 띄면서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작년 11월 이후 석 달째 하락세입니다.

미국발 관세전쟁, 국내 정치 불안 등 산적한 악재들은 향후 경기 전망을 더 어둡게 합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를 상대로 전면적인 관세 전쟁의 불씨를 잡아당기고 있습니다.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동맹국도 관세전쟁의 타깃이 되면서 반도체·철강 등 한국의 주력 산업에 작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관세 전쟁의 주요 타깃이 되는 점도 부담 요인입니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관세정책, 국내 정치 불안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낮춰잡았습니다.

해외에서는 유례없는 1% 성장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CE)가 지난달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0%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통계청이 오늘 발표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p 하락했습니다.

전달(-0.1p)에 이어 두 달째 하락세로 낙폭도 더 커졌습니다.

그만큼 앞으로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전망하는 지표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계청 산업활동 동향 지표는 월별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모두 마이너스라고 해서 좋지 않다고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흐름을 좀 더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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